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올해 2월 이스라엘과 함께 일으킨 대이란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합의할지, 전멸시킬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도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직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연설, 이란 전쟁에 초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란과 협상을 통해 재건의 기회를 주거나 이란을 전멸시키는 방안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는 “이란과 합의해 그들이 재건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를 만들도록 할 것인가”라며 한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 뒤 “아니면 이란을 신속히 전멸시켜 다시는 사람을 살해하고 국가를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인가. 생존의 기회도, 미래의 번영이나 후손에 대한 희망도 없이 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을 것인가”라고 반대편 선택지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유엔총회장에 있던 이란 대표단은 퇴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하지만 나는 (중간)선거 직후 합의가 성사될 것이라 믿는다”며 “이란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 비핵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압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도 똑같이 단결해야 한다”며 “모든 국가가 우리와 함께 이란이 상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핵 야망을 포기하며 테러 지원을 중단할 때까지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적 고립에 함께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다른 이들이 말로만 평화를 이야기할 때 나는 평화를 이뤄냈다. 다른 이들이 위협을 외면할 때 나는 그 위협에 맞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들이 성공했다면 그 사악한 정권은 자신들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핵 전멸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영원히 테러와 죽음을 퍼뜨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 장기화로 미국의 탄약 재고가 부족하다는 우려는 거듭 일축했다. 그는 “겁쟁이들과 반역자들은 미국이 탄약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어 하겠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례 없는 규모로 탄약을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이후 북한 언급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4년 7개월 가까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우리는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며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 모두 이제 지쳤다”며 “매달 대부분 군인인 2만 5000명의 청년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과 관련해선 연설에서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북·미 대화 재개를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유화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첫 해인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면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했다. 이듬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같은 해 9월 유엔총회에서는 대북 메시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북한 미사일이 더는 사방에 날아다니지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이 취한 조치와 용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2019년 9월 유엔총회 역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열린 가운데서도 북한과의 대화가 진행 중일 때 열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더 밝은 미래’를 제시하며 비핵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2019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을 마지막으로 북미 대화가 끊기면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언급이 사라졌다. 재집권 후 첫 유엔총회가 있었던 지난해 9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북한은 등장하지 않았는데, 올해도 북한 관련 언급이 없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