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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에 온 인연, 20년의 선물…‘곰탱이’를 보내며 배운 사랑 [펫 상실학 개론]

김덕용의 ‘펫 상실학 개론’은 1500만 반려인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하기 위해 세계일보가 만드는 코너입니다. 반려동물을 잃고 깊은 상실감에 빠진 이들, 그리고 다가올 이별이 두려워 오늘을 불안해하는 모든 반려인을 위한 ‘상실학 교과서’입니다. 집안 곳곳에 남은 아이의 흔적을 마주하는 법부터 죄책감을 털어내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법까지, 우리가 미처 배우지 못했던 이별의 과정을 차근차근 짚어보려 합니다.

 

애지중지 보살피며 키운 생전 곰탱이 모습.
애지중지 보살피며 키운 생전 곰탱이 모습.

“3만원! 수만배의 기쁨이 되었다.!”

 

“아우우우우~ 우우우~우우우우…” 2021년 9월19일 새벽 4시 쯤 갑자기 울부짖는 곰탱이의 울음에 잠에서 깨어 아내가 꽉 안아주었고 난 비몽사몽 잠을 깨어 ‘이젠 보내야 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시간이 가기를 기다렸다. 2003년 7월의 어느 날 동생이 강아지 시츄 한 마리를 키우라며 보내 주었다. 3만원을 주었다고 하면서…이름을 뭘로 지을까?! 삼만이라고 할까! 아내는 안 된다며 이름을 지어주었다. 가정분양이라 얼마나 토실하던지 뒤뚱거리며 넘어지며 걷는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 ‘곰탱이’ 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나중엔 그 이름 지어준 것을 너무 후회했다.

 

이름대로 된다고 얼마나 무던하던지 20년 가까이 같이 살면서 짖는 소리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고 옆집에서도 우리가 강아지를 키우는 것을 몇 년이 넘어서야 알았을 정도다. 20년을 가까이 살면서 떨어트려 놓은것은 곰탱이 눈 수술로 하루,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간 3박,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른 3일을 제외하고는 늘 함께 했다. 늘 같이 있었고 늘 같이 먹었고 늘 같이 웃었다.

 

그렇게 반려가족이 되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웃으며 살아가던 중 2020년 여름쯤 침대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끙끙거리는 곰탱이를 침대에서 내려 주었고 그날 이후로 다시는 침대를 올라가지 못했다. 이후에 생각해 보니 슬개골이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평지는 그런대로 다니기에 거실에 자리를 깔아 주었고, 잠을 잘 때는 침대 아래 자리를 깔아 생활을 했다.

 

그렇게 생활을 하면서 곰탱이의 다리는 점점 더 사용을 하지 못했고 행동도 어눌해졌다. 2020년 연말쯤 잘 듣지도 못하고 누워서 생활을 하게 되어 아내가 밥을 죽으로 갈아서 떠 먹이다 그 것도 안 돼 입으로 먹이고 오줌도 누워서 기저귀로… 아내의 도움으로 대소변을 봐야 하는 상황으로 10여개월을 보살폈다. 그런 곰탱이를 보면서 안락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고 매일 매일 “하자”, “나중에” 결정을 번복했다. 주위에선 빨리 안락사하는 것이 곰탱이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우리의 결론은 밥을 안 먹을 때까지… 계속 미뤘다.

 

2021년 9월19일 새벽 4시쯤. 평소 소리를 내지 않던 아이가 그렇게나 큰소리로 울부짖다니! 얼마나 아팠으면. 얼마나 괴로웠으면. 곰탱이는 우리 부부에게 말했다. “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엄마 아빠 ! 너무 아파요. 이젠 보내주세요…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우리 부부의 귀에는 그렇게 들렸다. 아내는 곰탱이를 꼭 안고 “왜 많이 아파! 어디가 어디가 아파! 곰탱아 ! 미안 미안 미안….” 아내가 울었다. 나도 울었다. 그 순간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서 울었다. 시간이 가기를 기다렸다. 그날아침 우리 부부는 결정을 했다. 이젠 안되겠다. 그 아이의 울음은 지금 생각을 해도 가슴이 시리고 너무 아프고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흐른다.

 

아침 예배를 드리고  동물병원에서 안락사를 위해 주사를 맞히고 곰탱이를 꼭 안고 울었다. 주사를 맞는데도 아무 반응도 없었다. 소리 없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우리 부부는 울었다. 시골집에 묻으러 가는 한 시간 동안 계속 울었다. 지금 이글을 적으면서도 내 눈엔 눈물이 계속 흐른다. 올해로 5년째가 됐다. 지금 생각하면 좀 더 빠르게 결정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남들 보기엔 곰탱이를 위한 것처럼 보일는지 모르지만 그건 내 욕심이었을지 모른다. 내 가족을 내 손으로 어떻게? 나는 그런 사람 아니야! 라는 내 욕심은 아니었을까 한다. 누워서 밥을 먹고 대소변을 보는 상황이었기에 내 결정이 빨랐다면 곰탱이가 좀 더 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곰탱이를 보내고 1년 6개월후 2023년 2월11일 말티푸 ‘보비’라는 반려가족이 생겼다. 그 전까지 곰탱이는 우리 집안에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금기어처럼 되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곰탱이와 비교를 하며 곰탱이와의 일을 더 많이 되새기게 됐다. 곰탱이가 보낸 준 보비! 보비에게 우리 부부가 해줄것은 예쁜 미용! 맛있는 것! 장난감!…그런 것들 말고 그저 많은 시간을 함께 같이 하려고 한다. 곰탱이에게도 다른 것은 몰라도 가족으로 함께한 시간은 아마도 최고였을 거라고 자신한다.

 

글∙경기도 광주시 곰탱이 엄마 아빠가

 

■ 누구보다 깊은 사랑을 주었고, 그렇기에 더 아픈 이별을 경험한 반려인들을 위해 연재물 김덕용의 ‘펫 상실학 개론’에서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가슴속에 묻어둔 아이와의 추억, 그리고 남겨진 슬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에 참여해 주세요.

 

△참여 대상 :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는 모든 반려인

△작성 분량 : 예) A4 용지 1장 내외 또는 자유 분량

△우대 사항 : 아이의 생전 모습을 담은 소중한 사진 첨부

△접수 방법 : 이메일(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