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와 고부가 선박 수요 증가로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의 임금 갈등이 추석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성과 배분을 요구하는 노조와 향후 불황에 대비한 투자를 강조하는 사측이 맞서면서 연휴 이후 파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노사는 22일 24차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노조는 조합원들이 연말에 받을 성과급을 예측할 수 있도록 지급 기준을 공개하고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800%에서 900%로 인상, 정년 연장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성과급제 개선을 논의할 태스크포스신설을 제안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 14일 전 조합원이 7시간 파업을 벌이며 골리앗 크레인 일부를 멈춘 데 이어 18일에는 사업장 내 크레인 4대의 가동을 모두 중단했다. 골리앗 크레인은 제작한 선체 블록을 건조 도크로 옮겨 탑재하는 핵심 설비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블록 탑재·후속 공정까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해 18일에는 파업 시간을 7시간으로 늘렸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이번 주에는 협상과 파업을 모두 중단했지만, 연휴 이후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파업을 포함한 전면 투쟁을 예고했다. 회사는 기본급 11만원 인상과 격려금 1000만원·200%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으나 노조는 요구 수준에 못 미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에 더해 상여금 100% 인상과 영업이익 30%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지난 6월 말 임금 협상을 시작한 삼성중공업은 이날 노사가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58.78% 찬성으로 가결되며 협상을 마무리했다.
주요 조선사가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파업이 확대되면 건조 일정 지연과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한·미 양국이 마스가를 통해 조선·방산 협력을 확대하려는 시점인 만큼, 업계에선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조선소의 대외 신뢰도와 협력 사업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