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거부를 계기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도입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대법원을 직접 항의 방문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민석 대표는 재제청 거부를 “내란적 태업”으로 규정하고 “사법개혁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부 개혁론과 조 대법원장 탄핵론도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지도부는 탄핵 추진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대표는 2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희대의 위헌·위법적, 내란적 재제청 거부는 본질적으로 국민을 무시하는 태업”이라며 “국회의 모든 권한을 다 활용해서 조사하고, 소환하고, 질책하고, 법적 책임을 묻고, 시정해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당 유튜브에서는 “대통령과의 권력다툼 놀이”, “희대의 내란 잔불”이라고 비판하며 “국정조사도 있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문제가 있으면 특검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과 싸우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최고위원들도 계파를 가리지 않고 가세했다. 서미화 최고위원은 조 대법원장을 “조희대씨”라고 부르며 “우리 국민의 추석 밥상을 뒤엎으려는 무도한 시도”라고 했고, 한민수 최고위원은 “본격적인 정치투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항의 방문해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규탄하고 신속한 후보자 재제청을 촉구했다. 조 대법원장이 자리를 비워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은 “병원에 갔다고 하는데 이렇게 말하기 그렇지만 도망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재제청 거부 입장을 대법원 내부에서 누구와 논의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공세는 대법원장 개인을 넘어 사법부 제도 개편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가능하게 한 법원행정처 폐지 등 대법원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할 경우 대법원장이 새로운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법원조직법에 절차를 규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다음달 국정감사에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 탄핵론도 다시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박지원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 파면이 목표지만 당장 직무 정지라도 시켜야 한다”고 했고, 송영길 의원도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고 탄핵 사유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는 곧바로 탄핵 절차에 착수하는 데에는 거리를 뒀다. 김 대표는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설명과 설득의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것을 차근차근 밟아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