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여야 지도부가 나란히 현장으로 나가 명절 민심잡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선이 출발하는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을 만난 뒤 전통시장과 군부대 등으로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통상적인 귀성 인사 대신 청소년 쉼터와 쪽방촌을 찾아 취약계층을 챙기는 것으로 차별화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전 용산역을 찾아 ‘민생회복 물가안정 마음 넉넉한 한가위’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귀성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대표는 시민들과 악수하고 사인을 해주는 한편 어린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명절 인사를 건넸다.
여야가 추석 현장 행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연휴 기간 형성될 ‘밥상머리 민심’이 이후 정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용혜인·김승원 전 장관 후보자 낙마를 둘러싼 인사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집값 등 부동산 문제와 농지정책, 대미투자·파병 문제까지 현안이 쌓여 있다. 연휴 이후 정기국회의 입법·예산 정국을 앞둔 여야로서는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산층과 서민,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 민주당의 존재 이유를 성찰하며, 민생, 민생, 민생에 올인하겠다”며 “추석 연휴 이후로는 매달 민생을 지키는 최고의 정책 입법 활동을 선정하고 포상하는 거당적인 민생 정책 경주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을 찾은 데 이어 오후에는 경기 김포 공군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전날에는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 원내대표도 “이번 추석 가장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입법, 예산, 성과로 답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부터 명절 때마다 해오던 서울역 귀성 인사 대신 취약계층 봉사활동을 택했다. 장동혁 대표는 임이자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 등 지도부와 경기 의정부시 ‘가정 밖 청소년’ 복지시설을 찾아 나눔키트를 만들고 송편을 빚었다. 장 대표는 “여러분이 여러 이유로 가정 밖에 있지만 여러분에게 사랑과 행복을 채워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가, 국가가,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며 “저도 청소년 때 받은 사랑과 행복감의 크기가 그 사람이 가정을 꾸렸을 때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행복의 크기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원내지도부와 서울시가 운영하는 쪽방촌 창고형 상점 ‘온기창고’를 방문한 뒤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정 원내대표는 “현장을 둘러보니 난방, 건강 등 세심하게 보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며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그늘진 순간을 지나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그 손을 가장 먼저 잡아드려야 하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책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