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총대’를 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8만8000호 공급을 위해 건설·매입에 투입해야 할 자금은 크게 늘어나는 반면, 조성한 토지 매각은 더디고 신축매입임대는 약정 이후에도 사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조직개편을 둘러싼 노조 반발까지 이어지면서 계획된 물량을 제때 착공·입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24일 국토교통부의 ‘2030년 주거안정플랜’에 따르면 2026∼2030년 공적주택 공급 물량은 총 118만8000호다. 연평균 23만8000호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50% 많다. 이 가운데 77%인 91만7000호가 수도권에 집중된다. 유형별로는 건설임대 35만호, 매입임대 31만3000호, 전세임대 23만호, 공공지원민간임대 5만2000호와 공공분양 24만3000호다.
정부는 장기공공임대 재고도 2024년 193만1000호에서 2030년 250만호 이상으로 늘린다.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8.4%에서 1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청년·신혼부부 등 기존 정책 대상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입주 대상을 넓힌 ‘보편형 공공임대’도 2030년까지 19만호 공급한다. 건설형 17만5000호와 매입형 1만8000호로, 전용 55∼85㎡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도심에서는 전용 40∼60㎡ 규모로 짓는다.
◆공공주택 119만호…홍지선號 ‘실행력’ 시험대
관건은 이 같은 계획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것이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도 이날 취임식에서 “계획과 숫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3기 신도시와 도심 주택 사업의 속도를 높여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급 확대에 필요한 재원 마련부터 과제다. 역세권·도심 공급을 늘릴수록 토지비 부담이 커지는 데다 공사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사업비도 늘어난다. 공공건설임대주택에 적용되는 표준건축비는 2023년 2월 인상된 뒤 3년 넘게 동결돼 있다. 층수와 전용면적에 따라 3.3㎡당 약 370만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건설비 상승을 반영해 조정돼 온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기본형건축비는 이달 기준 3.3㎡당 약 768만원이다.
신축매입임대에서도 사업이 중도에 무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신축매입임대는 민간사업자가 주택을 지으면 LH가 준공 후 매입하는 방식으로, 매입약정을 맺은 뒤에도 토지 확보와 인허가, 착공 등 절차를 거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이 국토부와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축매입임대 사업에는 28만8317호가 신청해 9만634호가 심의를 통과했고 4만8771호가 매입약정으로 이어졌다. 착공 물량은 1만4195호다. 착공 실적은 이전 연도에 약정된 물량도 포함된다.
매입약정까지 체결하고도 사업이 중단된 물량은 지난 7월 말 기준 5105호에 달했다. 토지 소유권 미확보가 2533호, 사업성 부족 등에 따른 사업자 포기가 2358호로 전체 해지 물량의 95.8%를 차지했다.
◆투자는 늘고 회수는 더디고…커지는 LH 부담
기존에 조성한 토지 매각도 더딘 상황이다. LH의 미매각 토지 규모는 2022년 6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7월 말 기준 팔리지 않은 상업·업무용지는 3089필지로 집계됐다. 기존 사업에 투입한 자금 회수는 늦어지는 반면 주택 건설·매입을 위한 투자는 늘어나는 구조다.
LH부채도 공급 확대와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의 ‘2026∼2030년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LH 부채는 올해 197조5000억원에서 2030년 372조8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250.6%에서 351.2%로 오른다. 공공주택 사업은 토지 보상과 건설 등에 자금을 먼저 투입한 뒤 장기간 회수하는 구조여서 공급 확대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나는 특성이 있다.
조직개편을 둘러싼 노조 반발도 변수다. 정부가 LH의 개발·주거복지 기능 분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LH 노조는 이에 반발해 쟁의 절차에 들어갔다. 노조는 조직개편이 주택 공급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실현 가능성의 핵심은 결국 재원·택지·공사비·사업속도”라며 “선호 입지의 토지 확보와 건설비, 재정 부담, LH·지방공사의 사업 수행능력 등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