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국제특급우편으로 국내로 밀반입 하려던 필로폰과 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MDMA·엑스터시)이 공항의 1차 검사를 통과했으나, 우편집중국의 2차 마약 검사에서 적발됐다. 세관과 검찰은 마약이 든 우편물을 배송하는 것처럼 꾸민 뒤 수취인을 유인해 이틀 만에 피의자를 붙잡았다.
부산지검과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인도네시아 국적 30대 남성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항공편 국제우편에 마약류를 몰래 숨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수령하려던 우편물에는 필로폰 68g과 MDMA 10정이 들어 있었다. 필로폰 68g은 1회 투여량(0.03g) 기준 약 228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약 2840만원 상당이다.
마약은 지난달 25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1차 통관 검사를 거쳤으나 부산에서 다시 걸렸다. 다음 날 부산우편집중국으로 이송된 우편물을 검사하던 용당세관 국제우편지원센터 직원들이 엑스레이 영상에서 이상 음영을 발견했다. 개장 검사 결과 전통 차 세트 봉지 안에서 소형 투명 지퍼백 71개에 나눠 담긴 마약류가 발견됐다.
세관과 검찰은 수취인에게 우편물이 정상 배송되는 것처럼 꾸미는 ‘통제배달’ 수사에 나섰다. 수사관과 지역 집배원이 배송을 하루 늦추며 피의자를 유인했고, 같은 달 28일 오전 경남 김해 수취지에서 우편물을 받으러 온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A씨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피의자 신문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뒤 구속기소했다. A씨는 국내에 불법 체류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관세청과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4월부터 전국 5개 우편집중국에 구축한 ‘마약 검사 2차 저지선’을 통해 부산에서 처음 적발된 사례다. 공항 검색을 통과한 마약이 국내에 유통되기 전 우편집중국에서 한 차례 더 걸러진 것이다.
관세청과 검찰은 해외 발송책 등 배후 세력에 대해서도 국제형사사법공조 등을 통해 추적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