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11년에 걸친 연구 끝에 우리 전통 누룩에서 찾아낸 ‘토종효모’를 파리바게뜨 제품에 적용하며 독자적인 제빵 발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단순한 신제품 개발을 넘어 빵의 맛과 품질을 결정하는 효모부터 자체 기술로 확보하겠다는 장기 연구개발 전략의 결과다.
토종효모 연구의 출발점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원천기술 확보 의지가 있었다. 글로벌 베이커리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제품 개발뿐 아니라 제빵의 기본이 되는 발효 기술에서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SPC는 2005년 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서울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한국의 자연과 전통식품에서 제빵에 적합한 미생물을 찾는 연구에 착수했다. 단기간 성과보다는 장기간 연구를 통해 제빵의 근간이 되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 과정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됐다. 연구진은 지리산과 설악산, 청풍호 등 전국 청정지역에서 미생물을 채집하고 전통시장 등을 찾아 과일과 토종꿀, 김치, 누룩 등 다양한 소재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약 1만개의 토종 미생물을 확보해 각각의 특성을 분석했다.
특히 곡물을 발효시키는 전통 누룩에 주목했다. 수많은 미생물을 대상으로 반죽을 충분히 부풀릴 수 있는 발효력은 물론 맛과 향, 식감 등을 반복적으로 검증했다. 실제로 빵을 만들어 제빵에 적합한지를 확인하는 과정도 이어졌다. 그 결과 전통 누룩에서 제빵에 적합한 토착 효모 균주를 선별했고, 연구 시작 11년 만인 2016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토종효모는 기존 효모와 비교해 발효취가 상대적으로 적고 담백한 풍미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밀이나 버터 등 다른 원재료의 맛을 살리면서 쫄깃한 식감을 더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파리바게뜨는 2016년 토종효모를 활용한 천연효모빵 27종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제품 적용에 나섰다. 대표 제품인 ‘쫄깃한 천연효모빵’을 비롯해 식빵과 바게트 등 다양한 제품에 기술을 적용했다. 연구실에서 축적한 미생물 연구가 실제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이어진 셈이다.
SPC의 발효 기술 연구는 토종효모 상용화 이후에도 계속됐다. 연구진은 토종효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유산균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효모와 유산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연구 범위를 넓혔다.
그 결과 2019년 토종효모와 토종유산균 4종을 조합한 제빵용 발효종 ‘상미종’을 개발했다. 하나의 효모를 활용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서로 다른 미생물의 특성을 결합해 빵의 풍미와 식감을 높이는 발효 기술로 확장한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이후 상미종을 활용한 ‘시그니처 브레드’ 등을 선보이며 관련 기술을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SPC는 토종효모와 상미종 연구를 통해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자연과 전통식품에서 확보한 미생물을 실제 제빵 기술로 연결하는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했다. 장기간 기초연구에서 시작된 미생물 연구가 파리바게뜨의 제품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발효 기술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