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 중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가구 10곳 중 6곳은 사체를 직접 땅에 묻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반려동물 사체를 집 마당이나 야산 등에 임의로 매장하는 것은 불법이다.
사체를 직접 매장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데다, 합법적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동물장묘업체가 전국 88곳에 그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반려동물양육현황조사’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과거 키운 경험이 있는 가구 중 32.9%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했다. 이 중에서 반려동물의 사체를 ‘직접 땅에 묻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38.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물장묘업체를 이용(36.3%), 동물병원에 위탁처리(18.3%),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6.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폐기물관리법상 개와 고양이 등 동물 사체는 폐기물에 해당한다. 가정에서 반려동물이 죽은 경우 종량제 봉투에 담아 생활폐기물로 배출하거나 허가받은 동물장묘업체를 이용할 수 있다. 사체를 임의로 매립하거나 소각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가구원수로 보면 반려동물이 죽은 후 직접 땅에 묻어주는 비율은 1인 가구가 56.5%로 가장 높았다. 전체 평균보다 17.9%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2인 가구의 직접 매장 비율은 31.1%, 3인 이상 가구는 38.4%였다.
반면, 1인 가구는 동물장묘업체를 이용(19.3%)하는 비율이 2인 가구(40.5%)와 3인 이상 가구(39.3%)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1인 가구 중 동물병원에 위탁해 처리했다는 응답은 21.8%,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했다는 응답은 2.4%였다.
반려동물 사체를 땅에 묻는 행위는 주거지역과 주거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농어촌 지역(읍·면)에 거주하는 경우 10가구 중 6가구(58.6%)가 반려동물이 죽으면 직접 땅에 묻었는데, 도시지역은 33.6%에 그쳤다. 주거형태별로는 단독주택이 60.2%로 가장 높았고, 다세대 38.9%, 아파트 24.5% 순으로 감소했다.
반려동물 사체를 직접 매장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체를 주거지나 야산 등에 매장·투기했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75.5%는 해당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장묘시설 이용에는 비용과 접근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 조사에서 동물장묘시설 이용 경험자 중 실제 지불한 총 장묘비용은 20만원 초과~50만원 이하가 44.3%로 가장 많았다. 장묘업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인 역시 ‘접근성이 편리한 위치’가 34.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는 현재 전국 88곳으로, 2019년 44곳에서 두 배로 늘었다. 농식품부의 ‘2025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에서도 지난해 동물장묘업 영업장 수는 전년보다 7.2% 증가했다.
반려동물 양육 규모가 커지는 만큼 사후 처리 문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누적 등록 반려동물은 367만6000마리로 전년보다 5.3% 증가했다. 전국 동물보호센터도 236개소, 반려동물 관련 영업장은 2만4384개소로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은 경우 30일 이내에 동물등록 말소신고를 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동물 사체를 처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