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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표 구해 고향 갑니다"…짧은 추석에도 가족 향한 귀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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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다 달려들어서 취소표 나오는 걸 어제 간신히 구했어요. 힘들어도 고향에 다같이 가면 아이들도,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시니깐…설렘이 더 크죠!"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이른 시간부터 기차를 타려는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올해 연휴 기간도 짧고 기차표 예매도 너무 힘들었지만 가족과 함께한다는 기대감 때문에 기운이 솟는다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이날 오전 찾은 서울역 대합실은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기차 시간에 쫓겨 서둘러 발길을 재촉하는 한 가족부터, 전광판 속 시간표를 바라보며 기차를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역사 내 의자에도 이미 사람이 가득 차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시간을 보내거나, 가족끼리 옹기종기 서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얼굴에는 고향을 향한다는 설렘으로 미소가 가득했다.

 

이날 만난 귀성객들은 짧은 연휴 속 티켓팅 전쟁을 치르느라 진땀을 뺐다면서도 서둘러 고향에 내려가 가족들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초등학교 6학년, 2학년 남매를 데리고 마산 시부모님 댁에 향한다는 정주연(40)씨는 "새벽까지 취소표 예매를 대기했는데, 그게 마침 됐다"며 "시부모님, 시누이들과 다같이 모여 밥을 먹는 건 정말 오랜만"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연휴가 짧아 출근 때문에 바로 서울로 올라와야 하지만, 아이들에게 명절 분위기라도 느끼게 해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군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는 17사단 일병 이모(21)씨는 "저희 중대에서 이번 추석 때 휴가 나가는 건 저밖에 없다"며 "기차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부모님이 구해주셔서 본가로 간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이 입대 후 두번째 휴가다. 군대에서 부모님이 가장 보고싶었다. 바깥에서 사면 비싼 것들, 부모님 드리면 좋아할 것 같은 화장품 등은 PX에서 사왔다"고 했다.

 

취업, 결혼 후 추석을 처음 맞은 이들부터, 15년 만에 첫 '역귀성'에 나섰다는 노부부 등 각자 사는 곳, 나이, 상황은 모두 달랐지만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만은 같았다.

 

본가인 여수로 향한다는 김정호(29)씨는 "취업 후 처음 맞는 추석이라 무리를 했다. 홍삼이랑 한우를 샀다"며 "부모님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고, 믿어주시지 않았다면 취업을 못 했을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김씨는 "가족들과 차례를 하고 근처 담양에 숙소를 구해서 쉬려고 한다. 회사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잘 못 쉬었는데, 이번 기회에 부모님과 휴식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내 커플로 시작해 최근 결혼에 골인했다는 최지호(35)·박지윤(33) 부부도 "양가 부모님을 뵙기 위해 부산, 경산에 갈 예정"이라며 "아내가 임신 4개월인데 부모님께 큰 선물을 안고가는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다. 함께 이야기할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임달호(86)·박순자(80) 부부는 "아들이 원주에 산다. 매번 자식들이 서울로 올라왔는데, 이젠 요리하기도 힘들어서 올해 처음으로 우리가 내려가는 것"이라며 "고춧가루, 참기름, 다진마늘, 자식들 필요한 걸 잔뜩 싸서 캐리어에 담아왔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이동 인원은 총 3093만명으로 추산된다. 귀성길은 24일 오전이 가장 혼잡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최대 10시간3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