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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연구자 49.2% “행정 부담에 도전적 연구주제 회피”

45%는 정산·감사 우려로 목표 축소
연구자들, 행정절차 단축·규정 간소화 요구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자의 절반 가까이가 행정절차 부담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연구주제는 회피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행정절차가 오히려 도전적인 연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의원실이 24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제출받은 ‘출연(연) 연구몰입 저해요인 분석을 통한 연구행정 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3개 출연연 종사자 671명 중 49.2%가 행정절차 부담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연구주제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45.0%는 정산·감사 위험을 고려해 연구범위나 목표를 축소했다고 답했다.

 

행정 부담이 실제 연구 수행 과정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47.4%는 행정 부담이 연구 일정과 추진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으며 47.1%는 주제를 조정한 경험에 동의했다. 산학연·국제협력 참여를 줄이거나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0.7%, 연구 성과가 위축됐다는 응답은 38.4%였다. 보고서는 “출연연은 대학·기업이 단기간에 수행하기 어려운 고위험·장기·임무형 연구를 담당해야 하므로 행정위험이 과학적 위험선택을 대체하면 기관의 고유임무와 정책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꼽은 행정절차는 구매·조달(29.4%)이었으며 정산·증빙(20.1%), 협약·변경 승인(16.1%) 등이 뒤를 이었다. 앞의 세 절차는 연구재료와 장비 확보, 연구 일정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단계로 전체 응답의 65.6%를 차지했다.

 

연구자들이 꼽은 우선 개선과제 역시 절차와 규정 손질이었다. 응답자는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항목을 2개 선택하라’는 조사에서 671명 중 362명이 ‘절차 단축’을 택해 53.95%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 ‘규정 간소화’를 323명(48.14%)이 답했으며, 권한 확대 189명(28.17%), 인력 확충 181명(26.97%), 감사·정산 합리화 171명(25.48%) 등 순이었다. 보고서는 “반복보고, 중복증빙, 형식적 회의와 다단계 결재 등 저부가가치 업무를 감축해야 한다”며 “규정의 간소화와 통합으로 적용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의원은 “연구자가 행정 때문에 어려운 연구를 피한다면 출연연의 존재 이유가 흔들리는 것”이라며 “연구 현장은 절차를 줄여달라고 하는데, 대책이 조직과 인력을 늘리는 데 머문다면 연구자 부담은 그대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현장과 충분한 소통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