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KIA)과 오스틴 딘(LG)의 ‘2파전’으로 보였던 2026 KBO리그 MVP 레이스에 강력한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KT의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가 시즌 39번째 아치를 그려내며 홈런 부문에서 오스틴과 더불어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홈런 부문 선두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 중인 김도영과의 격차는 단 1개다. 타점도 122개로 오스틴과 공동 1위로 올라선 힐리어드가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한 KT 소속인 만큼 ‘팀 성적 프리미엄’까지 등에 업는다면 강력한 MVP 후보가 될 전망이다.
KT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26 KBO리그 NC와의 홈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80승(4무48패)에 선착했다. 창단 첫 80승 선착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80승 선점 팀은 정규시즌 우승 확률 95.2%(21차례 중 20차례)를 기록했다.
승리의 중심엔 힐리어드의 대포 한 방이 있었다. 0-0으로 맞선 2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힐리어드는 NC 선발 송명기의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5m의 대형 선제 결승포였다.
9월 들어 무섭게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는 힐리어드의 시즌 39호포. 40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인 김도영이 9월에 1홈런에 그쳐 있고, 오스틴은 4홈런을 때려냈다. 가장 페이스가 뜨거운 건 힐리어드다. 9월에만 이날 홈런 포함 무려 9개를 몰아치고 있다. 8월까지만 해도 홈런왕 레이스는 김도영과 오스틴의 맞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였지만, 힐리어드가 무섭게 치고올라오면서 이제 홈런왕 레이스는 3파전으로 판도가 뒤바뀌었다.
타점왕 경쟁도 뜨거워졌다. 이날 솔로포로 122타점째를 기록한 힐리어드는 오스틴과 공동 선두가 됐다. 홈런-타점 부문 2관왕을 노릴 수 있게 된 힐리어드다.
세부 지표만 보면 여전히 MVP 레이스는 김도영과 오스틴이 유리한 건 사실이다. 오스틴은 타율 0.342(3위) 39홈런(2위) 122타점(1위) 출루율 0.436(2위) 장타율 0.660(1위) OPS 1.096(1위) 등 타격 전 부문에 수위권에 올라있다. WAR 역시 8.66으로 1위다. 2위인 김도영(6.58)을 2 이상 앞선다. 김도영은 홈런 부문 1위에 국내 타자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그러나 힐리어드가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하고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팀 성적 프리미엄’의 탄력을 받으면 기자단 표심을 돌려놓을 수 있다. 과연 힐리어드는 홈런-타점 부문 2관왕을 차지하며 MVP 레이스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현재 페이스만 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