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매장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다. 기능성 의류나 러닝화를 진열해 놓고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입고 달리게 만드는 방식이다. 러닝 인구가 늘면서 운동 자체가 브랜드를 경험하는 새로운 마케팅 공간이 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F&F가 전개하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린 시포레 RUN & FIT with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에 메인 협찬사로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1만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디스커버리 기능성 티셔츠를 입고 10㎞ 코스를 달린 뒤 요가와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단순히 제품을 나눠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현장에 러닝 라인 RUN & FIT 컬렉션을 체험할 수 있는 쇼룸을 설치하고 기능성 티셔츠와 경량 액티브 자켓 등을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점프 기록을 측정하는 점프월과 포토월, 럭키드로우 등 체험 행사도 함께 운영했다.
아이돌 그룹 빌리도 참가자들과 같은 코스를 달렸다. 브랜드 캠페인 DISCOVER MY ACTIVE WELLNESS를 광고 문구가 아닌 실제 운동 경험으로 연결한 셈이다.
아웃도어 업체들도 비슷한 전략을 펴고 있다.
블랙야크는 지난 7월 스포츠 시계 브랜드 순토와 함께 서울 청계산에서 트레일러닝 클래스를 열었다. 참가자 30명이 블랙야크의 트레일러닝 베스트와 순토 러닝캡 등을 착용하고 청계산 일대 약 8㎞를 직접 달렸다. 전문적인 업힐·다운힐 주법을 배우면서 제품을 실제 트레일 환경에서 써보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브랜드가 운동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티톤브로스는 올해 서울 한남동에서 40여명을 대상으로 러닝 세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브랜드의 러닝 컬렉션을 입고 전문 코치와 약 5㎞를 달렸다. 프랑스 러닝 브랜드 새티스파이도 연희동을 거점으로 약 16㎞를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 러닝 행사를 열었다.
옷을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 운동 상황에 제품을 집어넣는 방식이다.
뉴발란스는 한발 더 나아가 러닝 거점 자체를 만들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뉴발란스는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한강에 런 허브를 열었다. 방문객들은 현장에서 뉴발란스 러닝화와 기능성 러닝 의류를 빌린 뒤 한강 코스를 직접 달려볼 수 있었다. 휴게 공간과 러닝 코스 안내도 함께 제공했다. 뉴발란스는 2025년 북촌을 시작으로 성수와 대구 동성로 등으로 런 허브를 확대해 왔다.
대규모 러닝 행사도 직접 연다. 뉴발란스는 오는 10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2026 런 유어 웨이 서울 10K 레이스를 개최한다. 여의도공원을 출발해 한강을 달리는 10㎞ 코스로, 일반 참가권 외에도 러닝 제품과 사전 러닝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패키지를 마련했다.
일회성 광고보다 소비자가 브랜드 제품을 신고 실제로 수㎞를 달리게 만드는 쪽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패션 플랫폼까지 러닝 수요를 잡기 위해 체험 경쟁에 뛰어들었다.
무신사는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약 200개 브랜드, 1만개 러닝 상품이 참여하는 러닝페어를 진행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뉴발란스, 써코니, 푸마, 아식스 등 러닝 브랜드뿐 아니라 룰루레몬과 언더아머도 참여했다.
소비자의 관심도 숫자로 나타난다. 무신사에 따르면 이달 1~9일 러닝 바람막이 검색량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4.4배 이상 증가했다. 러닝 장갑은 215%, 러닝 롱슬리브는 155%, 러닝화는 64% 늘었다.
무신사는 온라인 할인에만 머물지 않고 서울숲과 홍대, 성수, 고양 등 오프라인 매장 5곳을 연계한 러닝 거리 기록 챌린지도 운영했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고르고 오프라인에서는 직접 뛰도록 연결한 것이다.
스포츠웨어 업계의 경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능이나 디자인을 앞세워 제품을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어디에서 누구와 운동하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까지 브랜드가 직접 설계하기 시작했다. 리복과 F45의 협업처럼 운동 공간과 제품을 연결해 커뮤니티를 만드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디스커버리가 1만여명이 모인 러닝·웰니스 행사에 직접 들어간 것도 같은 흐름이다. 러닝 열풍이 이어지면서 패션업계의 경쟁 무대가 매장에서 공원과 한강, 산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