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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역 잡으면 옆 단지도 노린다…건설업계, 브랜드타운 경쟁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한 곳을 수주한 뒤 인접 정비구역까지 잇달아 확보하는 ‘브랜드타운’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지역에 같은 아파트 브랜드를 집중 배치하면 후속 수주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고, 여러 사업장을 묶어 지역 대표 주거단지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 제공
호반건설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19일 서울 도봉구 창동 상아1차아파트 재건축과 중랑구 중화역2의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각각 선정됐다. 이번 수주로 올해 서울·수도권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1조1526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올해 경기 안산 고잔연립6구역 재건축을 시작으로 서울 중랑구 면목역6의3·4·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경기 군포 금정3구역 재개발 등을 잇달아 따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지를 선별하면서 인접 정비구역을 연계 수주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창동상아1차 재건축은 서울 도봉구 창동 299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5층, 8개동, 962세대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연면적 14만7044㎡, 도급액은 약 3083억원이다.

 

호반건설이 서울에서 수주한 단일 정비구역 가운데 세대수와 도급액 기준 가장 큰 사업이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동북권에 아파트 브랜드 ‘호반써밋’을 처음 선보이게 된다.

 

중화역2의6구역은 중랑구 중화동 315-61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7층, 5개동, 259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연면적은 3만9772㎡, 도급액은 약 926억원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인접 사업장과의 연계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 중화역2의4구역을 이미 수주했다. 향후 두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구역계 확장이 이뤄지면 연면적 15만6473㎡, 990세대 규모의 호반써밋 브랜드타운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연계 수주 전략은 대형 건설사에서도 이미 뚜렷하다.

 

삼성물산은 서울 반포·잠원 일대에서 래미안 브랜드를 집중하고 있다. 반포에는 래미안 퍼스티지와 원베일리, 원펜타스가 자리 잡고 있고 잠원동에도 래미안신반포팰리스와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등이 들어서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신반포4차 재건축을 수주해 ‘래미안 헤리븐 반포’를 제안한 데 이어 올해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까지 확보했다. 신반포19·25차는 616세대, 공사비 약 4434억원 규모로 ‘래미안 일루체라’가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9·25차 수주 과정에서도 인근 래미안 단지와 연계해 또 하나의 ‘래미안 타운’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내세웠다. 개별 정비사업 수주를 넘어 반포·잠원 일대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대우건설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 모아타운에서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 2024년 성산 모아타운 1구역을 먼저 수주한 데 이어 올해 3구역 시공권까지 확보했다. 1구역은 557세대, 3구역은 480세대 규모다. 두 곳만 합쳐도 1000세대가 넘는다.

 

성산 모아타운은 모두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대우건설은 1구역을 수주할 당시 나머지 구역까지 연계 수주해 전체 2300여세대 규모의 푸르지오 브랜드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3구역까지 추가로 확보하면서 이 구상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3구역에는 ‘마포 푸르지오 트레스 로열’이 제안됐다.

 

건설사들이 브랜드타운 조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후속 수주와 분양 경쟁력을 함께 노릴 수 있어서다. 먼저 수주한 단지가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면 인근 정비사업 조합을 상대로 시공 경험과 브랜드 인지도를 보여주기 쉽다. 여러 단지가 같은 브랜드로 묶이면 개별 사업장보다 규모감도 커진다.

 

특히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모아타운처럼 사업구역이 여러 곳으로 나뉜 지역에서는 첫 사업장 수주가 다음 수주전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정비사업 수주전이 단순히 한 단지를 따내는 경쟁에서 지역 전체의 브랜드 지도를 선점하는 싸움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