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사람 아닌 드럼통인 줄”…70대 노인 사망케 한 화물차 운전자 실형 [사건수첩]

횡단보도 인근을 걸어가던 70대 노인을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해 사망하게 한 화물차 운전자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동욱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기소된 A(69)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사 내용 바탕으로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기사 내용 바탕으로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5시쯤 화물차를 몰고 국도를 지나던 중 횡단보도 인근을 걸어가던 B(78)씨를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장소는 횡단보도가 설치된 편도 1차로의 완만한 오르막길에 우측으로 굽은 도로였다. A씨는 전방주시를 게을리 한 상태에서 그대로 직진해 B씨를 화물차 앞 범퍼로 쳤고 B씨는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출혈로 결국 숨졌다.

 

당시 제한속도는 30㎞/h였으나 A씨는 40.1~42.5㎞/h로 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사고 현장에는 도로 공사로 인해 설치된 플라스틱 드럼통이 다수 있었고 플라스틱 드럼통을 충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해가 져 어두웠기 때문에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건을 살핀 재판부는 “횡단보도 인근에 가로등이 설치돼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와 살폈다면 피해자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사고 현장을 약간 벗어난 장소에 차를 세우고 부서진 곳이 있나 확인한 뒤 사고 현장을 돌아보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를 인식했을 경우 차량을 세운 다음 사고 현장을 찾아 다친 사람이나 파손된 시설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사고에 대한 적정한 조치인 점 등을 고려하면 미필적으로나마 사람을 충격했음을 인식하고도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해 1000만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나 피해자 유족이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해자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