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K문화 체험’ 첨병으로 확 달라진 주일 한국문화원…한·일 축제한마당 개막 [재패나우]

“서로의 음악을 들으며 마음이 움직이고, 요리를 맛보고서 웃음 짓고…. 그런 작은 만남이 쌓여 가면 나라와 나라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지리라 믿습니다.”

 

25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일 축제한마당 2026 인 도쿄’에서 일본 측 고지 아키요시 실행위원장이 한 말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문화적 교류는 ‘가깝고도 먼 나라’ 한·일 양 국민 간 마음의 벽을 허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이날 “하나하나의 교류가 쌓이고 쌓여 이해와 신뢰를 키우고 양국 관계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죠.

‘한·일 축제한마당 2026 인 도쿄’가 개막한 25일 행사장인 주일 한국문화원 앞에 줄 서 있는 자원봉사자들.
‘한·일 축제한마당 2026 인 도쿄’가 개막한 25일 행사장인 주일 한국문화원 앞에 줄 서 있는 자원봉사자들.

‘한·일 문화 교류의 장’ 주일 한국문화원

 

도쿄메트로 요쓰야산초메역 인근에 있는 주일 한국문화원은 그런 한·일 문화 교류의 대명사입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패션기업 무신사나 식품기업 대상의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로맨틱 어나니머스’처럼 한국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도 종종 공개됩니다만,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 일본인의 발길이 1년 내내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한국문화원입니다. 

 

한국의 전통·현대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관, 한국어·일본어 서적을 갖춘 도서관, 한옥 사랑방과 전통 정원이 들어서 있고, 한국어 말하기 대회나 한국 영화 상영, 음악·책 콘서트 등이 열리는 다목적 홀도 갖추고 있습니다.

주일 한국문화원에 마련된 ‘글로벌 K존’. 현재 화장품 등 K뷰티 전시·체험 행사가 진행 중이다.
주일 한국문화원에 마련된 ‘글로벌 K존’. 현재 화장품 등 K뷰티 전시·체험 행사가 진행 중이다.

화장품·뮷즈…K문화 직접 체험

 

주일 한국문화원은 최근 적지 않은 ‘변신’을 했습니다. 앉아서 담소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던 1층 로비가 2층 공간과 연계해 K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K존’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지금은 K뷰티를 알리는 공간으로 꾸며져 한국 화장품를 소개하고 있죠. 행사 첫날인 지난 7일에는 화장품 샘플을 담아갈 수 있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K존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해외 한국문화원을 문화 교류에서 문화 수출 거점으로 확대하고 K문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새로 추진하는 사업인데요. 주일 한국문화원 글로벌 K존은 11월 초 K뷰티 행사를 마친 뒤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뮷즈(박물관 굿즈)로 꾸밀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영수 문체부 1차관은 이날 글로벌 K존에 대해 “일본 국민이 뷰티, 푸드, 패션 등 한국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더욱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있다”며 “양국 국민간 문화 교류가 일상에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한·일 축제한마당 2026 인 도쿄’에 차려진 전시·체험 부스들.
‘한·일 축제한마당 2026 인 도쿄’에 차려진 전시·체험 부스들.

한복 차림으로 사진 찍고… 이무진 공연 즐기고

 

한·일 축제한마당은 양국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아 2005년 서울에서 처음 시작했고, 2009년부터는 서울과 도쿄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로 18회째인 도쿄 행사는 그동안 히비야공원이나 고마자와 올림픽공원 등에서 개최되곤 했는데요. 이날 개막한 올해 행사는 27일까지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진행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한국관광공사, 충청남도, 한국콘텐츠진흥원 각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와 CJ제일제당 등 기업들이 한국문화원 1∼5층에 차린 각종 부스에서 한국의 전통과 음식, 관광, 책 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계정 팔로우와 캡슐 뽑기, 원판 돌리기 등을 통해 한국 음식이나 레시피 책자, 충남 논산 딸기 장바구니 같은 선물도 제공합니다. 가수 이무진과 양국 안무가들이 출연하는 공연도 열립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단장한 주일 한국문화원 도서영상자료실.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단장한 주일 한국문화원 도서영상자료실.

마침 한·일 축제한마당 행사 기간이 추석 연휴와 딱 겹치는데요. 한복을 입고 한옥 사랑방에서 사진을 찍는 행사도 마련돼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것은 도서영상자료실의 확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두 달여에 걸친 공사 끝에 서가가 늘어서 있던 전형적인 도서관에서 쓰타야서점을 연상시키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거든요. 한국에서 요즘 어떤 책이 읽히는지, 일본에선 어떤 한국 책이 번역돼 있는지는 물론 화장품이나 뮷즈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전시품 앞에는 모바일로 택배 주문을 할 수 있는 QR코드도 안내가 돼 있었습니다.

 

날씨 걱정 없이…새로운 한 걸음

 

고마자와 올림픽공원의 탁 트인 공간에서 실내 공간으로 행사장이 바뀌면서 공간이 좀 협소하지 않은가 하는 걱정도 됐는데요.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 곤란한 체험형 부스나 공연은 사전 신청자가 시간대별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율했다고 합니다. 주일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한·일 축제한마당을 개최할 때면 항상 ‘태풍이 오면 어떡하나’ 고민이었는데, 올해는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25일 열린 ‘한·일 축제한마당 2026 인 도쿄’ 개막식에서 이혁 주일본 한국대사(왼쪽 여섯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청사초롱에 붉을 밝히며 행사 시작을 알리고 있다.
25일 열린 ‘한·일 축제한마당 2026 인 도쿄’ 개막식에서 이혁 주일본 한국대사(왼쪽 여섯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청사초롱에 붉을 밝히며 행사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주최측뿐 아니라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 김영수 문체부 1차관, 다케다 일·한의원연맹 회장,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 후지이 가즈히로 일본 외무성 정무관, 이토 가쿠지 일본 문화청 장관  등 양국 정관계 인사들도 다수 자리했습니다.

 

이혁 주일 한국대사는 이날 “지난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두 손을 맞잡았던 한·일 양국이 이제 새로운 60년을 향해 함께 발걸음을 내딛는 해”라며 ‘더 나은 미래로, 새로운 한 걸음’이라는 올해 한·일 축제한마당 주제를 상기시켰습니다. 이 대사는 “양국 관계가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한·일 축제한마당은 한 해도 빠짐없이 계속돼 왔다”면서 “이번 축제한마당을 계기로 한국문화원을 찾아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더욱 깊게 해 주신다면, 이번 행사의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