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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상자산 소득과세… 3번 유예 끝 내년 과세 시행에도 ‘유예론’ 지속 제기돼

내년 1월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 대상
기타소득 분리과세, 250만원 기본공제
한동훈 “코인족 국민 어설프게 건들지말라”
민병덕 “지금 (과세) 기반 준비되지 않아”
예정처 “거래 추적 및 검증 기술개발 필요”

내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상자산 소득과세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예정대로 과세를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시기상조’란 목소리가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해외거래소 거래 등 세원 포착의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를 잠재우는 동시에 다양한 거래유형에 대해 과세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정부가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기 전 비판 여론을 다각도로 고려해 과세 체계를 더 촘촘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6일 과세당국에 따르면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는 내년 1월1일 이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가상자산의 양도(매매·교환) 및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며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총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취득가액·부대비용)를 공제한 후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20%(지방세 포함 22%)의 세율로 과세한다. 필요경비는 실제 취득가액 및 부대비용을 원칙으로 하는데,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에는 양도가액의 5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 준다. 단, 과세 시행일 전 보유분에 대해서는 올해 12월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한다. 다른 소득과의 손익통산은 물론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하지 않는다. 거주자는 이듬해 5월 가상자산 소득을 자진신고·납부해야 하며, 비거주자의 경우 국내 가상자산사업자가 원천징수(양도가액의 10%와 양도차익의 20% 중 적은 금액)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부담한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0년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폭등하고 거래가 급증하면서 개정안이 마련돼 2022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장 여건, 투자자 보호제도 정비 및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제도 시행 상황 등을 이유로 유예를 거듭한 끝에 내년 최초 시행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지난 15일과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해외거래소를 통한 거래나 개인지갑 등으로 코인을 옮기는 등의 경우 세원을 추적하는 게 불가능한 데다 과세가 시작되면 연간 250만원 이상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자들이 대거 해외로 이동해 가상자산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조금이라도 자산을 증식하기 위해 그 생태계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코인족 국민을 어설프게 건드리지 마십시오”라면서 “정부만 웃음거리 되고 끝날 일이 아니고 생태계가 무너집니다”고 강조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가상자산 과세에 반대하면서 “가상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우리 청년들의 자산형성 사다리를 걷어차면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자금이 과세되지 않는 해외거래소로 옮겨갈지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내에서도 유예론이 거론되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의 SNS의 ‘디지털자산 과세 논란에 대한 제 생각’이란 글을 통해 “지금은 그 기반이 준비되지 않았다”면서 그 근거로 △해외 거래자료가 확보되기 전에 과세가 시행되는 점 △미국 등 주요국과 다르게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점 △예상 세수 효과와 비용이 공개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해외 거래 자료가 실제로 확보되는 시점에 맞춰 과세를 시행하되, 국회와 정부가 과제별 완료 시한과 검증 기준을 함께 제시해 기한 없는 유예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다.

 

정부는 유예론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일단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전체의 85%가 500만원이 안 되는 상황인 점을 거론하며 과세 충격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소득에 대한 기본공제액이 250만원인 데다, 취득가격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양도가액의 일정 비율(최대 50%)을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어 대다수 투자자의 세 부담이 면세점 이하이거나 미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2027년 과세 시행 전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은 2026년 말 시가 등을 반영한 의제취득가액을 적용해 기존 가격 상승분이 소급해 과세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 부총리는 강조했다. 그는 “지금 출발하는 게 그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거다라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정부가 가상자산 과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가상자산 소득과세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 추적·검증 기술 개발 등과 함께 장외거래나 국가 간 정보교환체계(CARF) 미이행국 해외거래소 이용자의 자진신고를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가상자산 거래 파악이 용이한 국내거래소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예정처는 이어 “시행 전까지 과세관청은 고시와 예규 등의 행정해석과 FAQ 등을 활용해 구체적인 해석기준을 마련해 납세자에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