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권준영 기자] 한국 카누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남자 카약 4인승(K4) 500m에서 한국 카누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장상원과 최민규가 26일 은메달을 추가했다. 조광희(31·울산광역시청)와 김효빈(29·울산광역시청)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에 올랐다.
장상원(33·인천연수구청)은 26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호 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1인승(K1) 500m 결승에서 1분44초433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첫 250m를 48초77로 통과하며 선두로 나섰지만 후반 우즈베키스탄의 샤흐리요르 마흐카모프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마흐카모프가 1분43초642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장상원은 0.791초 차로 2위를 기록했다. 3위 카자흐스탄 드미트리 홀모고로프와는 0.020초 차였다.
최민규(34·국민체육진흥공단)와 선민주(21·전북체육회)는 같은 날 혼성 카약 2인승(K2) 500m 결승에서 1분40초349를 기록해 은메달을 따냈다. 중국 리천하오-장루시 조가 1분39초444로 금메달을 가져갔고 일본 후쿠다 린-이노우에 아키히로 조가 1분40초720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일본을 0.371초 차로 따돌렸다.
앞서 조광희와 김효빈, 장상원, 최민규는 24일 남자 K4 500m에서 1분22초587로 중국을 0.255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카누가 아시안게임 K4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었다. 조광희와 김효빈은 25일 K2 500m에서도 1분31초859로 일본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나란히 2관왕이 됐다.
메달 성적만 놓고 보면 화려했다. 그러나 26일 오후 나고야 아시안게임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조광희가 꺼낸 이야기는 그 영광 뒤에 있었던 시간을 돌아보게 했다.
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조광희는 “우승 소감 인터뷰를 할 때가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기쁜 게 하나도 없어서요”라고 말했다. 이어 “우승은 했지만, 마음속에 서러움이 많아서, 악으로 깡으로 했던 게 생각나서 기쁨보다는 서러움이 더 크다”고 했다.
그가 말한 서러움은 K4를 준비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었다. 네 명이 한 배에 타는 K4는 선수들의 호흡을 맞추는 합동훈련이 중요하지만 국가대표 소집이 일정하게 이어지지 않아 선수들이 따로 모여 훈련하는 경우도 많았다. 조광희는 “K4는 선수들이 오래 호흡을 맞춰야 우승을 노릴 확률이 올라가는데, 국가대표가 소집했다가 안 했다가 하는 일이 매우 많았다”며 “저희끼리 모여서 훈련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미사리와 안동 등 전국 각지의 경기장을 찾아가며 호흡을 맞췄던 조광희는 이번 K4 금메달을 “깜짝”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맞춘 호흡과 기세가 K2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효빈은 훈련 장소와 장비 확보의 어려움도 털어놨다. “선수촌에서 훈련할 수 있는 날짜가 별로 없다 보니 촌외에서 어렵게 하곤 한다. 장비 사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다면 카누가 지금보다 한발 더 나아가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선된 부분도 있었다. 조광희는 겨울철 강에서 훈련하기 어려울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선수촌에 새로 마련된 실내 훈련 장비 에르고미터를 언급했다. 기존 장비는 10년 넘게 사용한 것이었다.
조광희는 “기존에 있던 것은 10년이 넘었는데, 사주셔서 도움이 됐다”며 유승민 대한체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