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고 7년 만에 나온 애플의 접는 폰, 기다린 만큼 달라졌을까요. 애플이 최근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습니다. 삼성전자가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선보인 뒤 줄곧 키워온 시장에 애플도 뛰어든 겁니다. 그런데 애플의 발표 직후 국내에서 더 팔린 제품은 뜻밖에도 갤럭시 Z 폴드8이었습니다.
아이폰 듀오는 접으면 5.4인치 스마트폰, 펼치면 7.6인치 화면이 됩니다. 모양은 삼성 폴드8과 비슷한 책 형태입니다. 두 회사가 강조하는 지점은 다릅니다. 삼성은 8세대에 걸쳐 가볍고 얇게 다듬은 기기를, 애플은 접고 펼치는 화면에 맞춰 새로 설계한 사용 경험을 내세웠습니다.
◆아이폰 사용법도 달라졌다
듀오에서는 아이폰 최초로 앱 두 개를 나란히 띄울 수 있습니다. 한쪽 화면에서 자료를 읽으며 다른 쪽에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인공지능(AI)에 질문하는 식입니다. 사파리 창 두 개를 열어 상품을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애플은 화면을 접고 펼칠 때 애플리케이션(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운영체제와 앱도 손봤습니다. 넷플릭스·줌·슬랙 등도 큰 화면에 맞춘 기능을 준비했습니다. ‘큰 아이폰’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왜 화면을 펼쳐야 하는지 보여주려는 시도입니다.
초기 사용 평가는 엇갈립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듀오가 작은 태블릿을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폴더블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화면 주름을 크게 줄였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를 완벽히 없앤 건 아닙니다. 빛이 비치거나 보는 각도가 달라지면 가운데 접힌 자국이 드러납니다. 애플이 주름을 덜 보이게 한다고 소개한 ‘나노 텍스처’ 마감은 선택 사양입니다.
◆늦게 나왔지만 무겁고 비싸
손에 쥐는 순간 차이는 숫자로 드러납니다. 듀오는 254g, 폴드8은 201g입니다. 두 제품을 번갈아든다면 53g 차이가 작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격 차이도 큽니다. 국내 256GB 출고가는 듀오가 329만원, 폴드8이 227만8100원으로 101만1900원 차이입니다. 유독 한국 시장에서 가격 차이가 큽니다. 미국 시작 가격은 각각 1999달러와 1899달러로 차이가 100달러로 줄어듭니다.
삼성의 상위 제품인 ‘폴드8 울트라’와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71만2700원으로 좁혀집니다. 울트라의 국내 256GB 출고가는 257만7300원입니다. 미국에서는 오히려 가격 차이가 뒤집힙니다. 듀오는 일반 폴드8보다 100달러 비싸지만 폴드8 울트라(2099달러)보다는 100달러 저렴합니다. 국내 소비자가 듀오에 느낄 가격 부담이 미국보다 큰 이유입니다.
가격이 구매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아이폰 듀오 공개 후 일주일간 폴드8 판매량은 직전 주보다 약 10% 늘었습니다. 애플 제품의 가격과 사양을 확인한 뒤 폴드8을 선택한 대기 수요가 있었을 것으로 해석됩니다.
물론 판매량이 일주일 늘었다고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듀오는 아직 판매 전입니다. 국내에서는 다음 달 16일 사전 주문을 시작해 23일 출시됩니다. 애플 제품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실제로 얼마나 구매하는지는 그때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장과 수리는 7년째 숙제
두 회사 모두 아직 풀지 못한 숙제도 있습니다. 기기를 접는 만큼 화면과 경첩에는 반복해서 힘이 가해집니다. 수리 전문업체 아이픽스잇은 폴드8을 분해해 먼지를 넣고 여닫는 자체 시험에서 경첩 소음이 나고 정상적으로 펼쳐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인 사용 중 발생한 고장 사례는 아니지만 얇고 가벼워진 폴더블폰에도 경첩의 내구성과 수리 난도가 문제로 지적됩니다. 아이픽스잇은 듀오 역시 실제 분해와 장기 사용 평가 전까지 수리 용이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애플이 합류하며 폴더블폰을 향한 관심은 커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체 스마트폰에서 폴더블폰의 비중을 약 2%로 보고, 내년 출하량은 올해보다 37% 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애플의 올해 폴더블 시장 점유율은 25%, 삼성은 38%로 예상했습니다. 향후 폴더블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2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은 여전히 큰 걸림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