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가 정보기술(IT) 장비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절도범들이 엔비디아 로고가 붙은 트레일러를 통째로 훔쳤다가 그 안에 든 물건을 확인한 뒤 그대로 버리고 달아나는 일이 발생했다.
도둑들은 ‘대박’을 노리며 범행을 저질렀지만, 트레일러에 실려 있던 것은 고가의 AI 장비가 아닌 약 18톤의 모래였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와이어드와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스탠더드 등에 따르면 자율주행 트럭 개발사 플러스AI의 트레일러 2대가 지난 23일 밤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창고에서 도난당했다.
절도범들은 트레일러에 걸려 있던 잠금장치를 훼손한 뒤 자신들이 가져온 견인차를 연결해 트레일러를 끌고 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플러스AI의 트럭 운전석 부분은 창고 안에 있어 도난을 피했고, 트레일러만 사라졌다.
도난당한 트레일러에는 플러스AI와 엔비디아의 로고가 크게 새겨져 있었다. 플러스AI와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트럭 기술과 AI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절도범들이 트레일러에 고가의 반도체나 IT 장비가 실려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절도범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도난 직후 트레일러는 창고에서 약 800m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뉴어크에서 발견됐다. 플러스AI 측은 트레일러 뒷문이 열린 흔적을 확인했으며, 경찰은 절도범들이 내부를 확인한 뒤 가치 있는 물건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트레일러를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레일러 안에 들어 있던 것은 약 4만 파운드(약 18톤)의 모래였다.. 플러스AI가 자율주행 트럭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실제 화물이 실린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적재해둔 모래였다. 두 트레일러에 각각 약 2만 파운드의 모래가 실려 있었다.
플러스AI의 로런 콴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트레일러에 붙은 브랜드 로고 때문에 절도범들이 내부에 매우 가치 있는 장비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용 장비 등 고가 IT 화물을 노린 절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발생했다. 와이어드는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고가 IT 장비를 운송하는 차량을 노린 절도 사건들이 발생했으며, 데이터센터 장비 등이 범죄 표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몬트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절도범들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포된 피의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