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내줬던 금메달을 한국 여자핸드볼이 일본 안방에서 되찾았다. 일본 팬들의 거센 함성 속에서도 한국은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코트를 사수했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시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금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27-23으로 꺾었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복귀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5전 전승을 거둔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경기장은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일장기를 든 일본 팬들이 자국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는 가운데 한국 응원단에서는 “대한민국” 함성과 “할 수 있다”는 구호가 터졌다.
한국은 초반부터 압박 수비로 일본의 공격을 묶었다. 프랑스와 헝가리 리그에서 뛰고 올림픽에 네 차례 출전한 36세 두 맏언니 류은희와 권한나(이상 부산시설공단)가 공격을 이끌었다. 권한나·류은희의 득점과 김보은(삼척시청)의 돌파를 앞세워 7-5로 앞선 뒤 일본에 7-7 동점을 허용했지만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한 한국은 패스 차단한 뒤 이어진 속공 등을 앞세워 14-10까지 격차를 벌렸다. 류은희가 5골, 권한나가 4골을 넣으며 전반에만 9골을 합작한 한국은 16-12로 앞선 채 후반을 맞았다.
후반에도 한국은 김민서(삼척시청)의 페널티 슛과 가로채기에 이은 득점으로 19-14까지 앞섰다. 일본이 21-18로 따라붙은 가운데 후반 약 17분을 남기고 류은희가 2분간 퇴장당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골키퍼 박새영(삼척시청)의 선방과 협력 수비로 일본의 공세를 버텼다.
정진희(서울시청)가 일본의 페널티 슛을 막아낸 뒤 전지연(삼척시청)의 오른쪽 사이드 슛과 김보은의 돌파가 이어지며 한국은 23-18로 다시 벌렸다.
일본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24-22까지 따라붙었지만 박새영의 결정적인 선방에 이어 종료 약 3분 전 주장 권한나가 돌파 득점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새영은 전반 7개, 후반 5개 등 모두 12개의 슛을 막아내며 41%의 방어율을 기록, 일본의 마지막 추격을 막아냈다.
종료 버저가 울리자 한국 선수들은 코트 가운데 모여 서로를 끌어안았다. 관중석의 태극기가 흔들렸고 한국 응원단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류은희는 경기 후 “선수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아픔이 있을 때 선수들이 더 성장하는 것 같다”며 “이번 금메달이 얼마나 맛있고 달콤하고 값진지 선수들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항저우 패배 이후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는 “준비도 철저하게 했고 소통도 많이 했다”며 “어린 선수들의 에너지와 베테랑들의 경험이 잘 어우러졌다”고 돌아봤다.
권한나는 “수비 연습을 정말 많이 했고 모든 선수들이 수비를 잘해준 덕분에 저도 많이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항저우에서 일본에 졌던 것을 이번에 되갚아 통쾌하다”고 말했다.
박새영은 “수비 연습을 진짜 많이 했고 그만큼 수비가 잘해줘서 제가 많이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