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추석 연휴 기간,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는 무려 46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아이돌 콘서트나 대형 행사가 아님에도 이들이 모여든 이유는 단 하나, 길이 3m가량의 길 잃은 상어 ‘부캉이’를 직접 눈에 담기 위해서였다. 해경이 경비정을 동원해 바다로 돌려보내려 애썼음에도 인공수로를 떠나지 않는 부캉이의 모습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처럼 특정 동물이 연예인 못지않은 폭발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는 현상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판다 ‘푸바오’나 탈출 소동으로 이름을 알린 늑대 ‘늑구’ 역시 거대한 동물 팬덤을 거느린 대표 주자들이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을 넘어설 정도로 정서적 유대감이 깊어진 시대라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심리를 파고드는 강력한 요인들이 숨겨져 있다.
가장 먼저 꼽히는 원동력은 인간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무해함이다. 맹수와 달리 둥글둥글한 외모와 뒤뚱거리는 움직임은 대중에게 본능적인 애정을 이끌어낸다. 아울러 인간 세상의 복잡한 이해관계나 사회적 지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순수한 존재이기에, 오롯이 생명 그 자체로 존중하고 보호하고 싶어지는 심리가 작용한다.
여기에 풍성한 서사와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며 몰입감은 배가 된다. 푸바오가 사육사와 교감하며 성장해 온 일대기는 하나의 거대한 드라마였고, 늑구가 보여준 야생을 향한 탈출은 답답한 일상에 대리 만족을 안겼다. 부캉이 역시 인공수로에 갇혀 떠나지 못하는 사연을 통해 서식 환경에 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대중과 감정적으로 교감했다.
치열한 경쟁과 고립감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동물 콘텐츠는 가장 안전한 ‘힐링 탈출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평가나 갈등의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는 정서적 안식처인 셈이다. 여기에 소셜미디어(SNS)의 실시간 공유 문화가 결합하면서 동물의 일상은 순식간에 확산되었고, 대중이 능동적으로 인격과 서사를 부여하며 이들을 ‘스타’로 발돋움시키는 선순환 고리가 완성됐다.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캉이의 수로를 지켜보는 대중의 시선처럼, 오늘날의 동물 팬덤은 타자의 생명을 존중하고 조건 없는 애정을 나누는 우리 안의 선한 인간성 발현이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동물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연대가 사회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는 소중한 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