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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스릴러 장르물… 안방극장 시청자 공략

SBS ‘닥터X…’·tvN ‘나의 유죄인간’ 등
서로 다른 장르 결합해 차별화 시도

연말 안방극장에 스릴러 장르가 잇따라 등장한다. 병원 권력의 비리를 파헤치는 천재 외과의부터 살인 용의자가 된 재벌 3세, 하나의 기억을 두고 엇갈린 진실을 주장하는 남녀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메디컬 누아르와 스릴 로맨스, 심리 스릴러 등 서로 다른 장르를 결합한 작품들이 시청자 공략에 나선다.

SBS는 다음 달 9일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포스터)를 선보인다. 하얀 가운을 입은 ‘마피아’들이 장악한 병원에 천재 외과의 계수정이 등장해 부정부패에 찌든 의료 권력에 맞서는 메디컬 누아르다. 김지원이 계수정 역을 맡고, 이정은은 그의 조력자이자 의사 용역 소개소장인 장희숙으로 분한다. 일본 TV아사히 동명 드라마를 한국 의료 현실에 맞춰 재해석했다.

tvN은 다음 달 19일 임시완·설인아 주연의 ‘나의 유죄인간’을 방송한다.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된 재벌 3세 윤이준과 그를 수사하기 위해 수행비서로 잠입한 특수부대 출신 형사 강재희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 로맨스다. 강재희가 남장한 채 윤이준의 곁에 접근하면서 살인사건을 둘러싼 의심과 두 사람 사이의 감정 변화가 맞물린다.

MBC는 다음 달 30일 유연석·서현진 주연의 ‘라이어’를 내놓는다. 하나의 과거 기억을 두고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는 두 남녀가 진실을 추적하는 심리 스릴러다. ‘낭만닥터 김사부’ 이후 약 10년 만에 다시 만난 두 배우가 이번에는 설렘 대신 의심과 거짓, 왜곡된 기억을 둘러싼 심리전을 펼친다.

세 작품은 모두 스릴러를 뼈대로 삼되 다른 장르와 결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닥터X’는 메디컬물과 권력 비판을, ‘나의 유죄인간’은 추리와 로맨스를, ‘라이어’는 멜로 관계 속 심리전을 앞세운다. 익숙한 장르 하나에 기대기보다 여러 요소를 섞어 시청층을 넓히려는 시도다.

장르물은 최근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흥행 가능성을 보여왔다. 2024년 SBS ‘지옥에서 온 판사’는 첫 회 6.8%로 출발해 최고 시청률 13.6%를 기록했다. 같은 해 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최고 9.6%, ‘지금 거신 전화는’은 최고 7.5%까지 올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장르물의 소비 기반이 넓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장르물이 대중성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OTT를 통해 장르물에 익숙한 시청층과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편성 부담도 줄었다”며 “단순한 범죄물보다는 로맨스나 메디컬 등 다른 장르와 결합한 작품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연말 안방극장에 잇따라 등장하는 장르물들이 최근의 흥행 흐름을 이어갈지도 관심이다. 소재와 분위기는 다르지만, 세 작품 모두 스릴러에 다른 장르를 결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