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고른
잘생긴 나뭇가지 두 개
가운델 동여매고
하얀 한지 살을 붙이고
꼬리까지 달자
번듯한 가오리가 되었다
꼬리를 휘날리며 떠오른다
얼레를 풀었다가 감았다가
하늘을 가르는 빳빳한 실
노을에 드리운 부드러운 선
손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
풀어줘
날 풀어줘
요즘 같은 가을 날이면 운동장이나 공터에서 연을 날리는 이들이 있을 것도 같다. 풍습대로 연을 날리며 소원을 빌거나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것이다. 혹은 누가 누가 더 높이 날리나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연을 날려본 적이 있었던가, 나는? 까마득하기만 하다. 궁금한 마음에 몇 가지 영상을 찾아본다. 기다란 실에 묶여 넘실대는 연의 몸체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보면 볼수록 신묘한 것! 꼭 살아 있는 듯하다. 무엇엔가 홀려 일찍이 넋을 잃은 듯도 하다.
시 속 연은 정말이지 “풀어줘, 날 풀어줘” 애원한 것인지 모른다. 정성스레 만든 연에게서 그런 소리를 듣는다면 조금 당황스럽겠지만. 바꿔 생각하자면, 고르고 고른 나뭇가지와 하얀 한지로써 ‘살’을 만들고 ‘꼬리’를 만들어 “번듯한 가오리”가 된 ‘너’에게서 하나의 생명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연을 만들어 날린 사람 역시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누구든 속박보다는 자유를, 자유로 오롯한 존재를 열망한다는 것.
박소란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