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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부모 봉양 옛말… ‘생활비 스스로 해결’ 노인 80% 육박 [뉴스 투데이]

‘용돈 받아 생계’ 16년 만에 최저

본인·배우자가 감당 20%P나 늘어
자녀·친척 지원 21%P 줄어 10%
독거노인도 ‘자력 해결’ 63% 달해

생활비 재원 ‘근로·사업소득’ 58%
연금·퇴직급여서 충당 첫 30%대
중장년 17% “부모 부양, 가족 몫”
65%는 “가족·정부·사회 공동책임”

자녀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비로 쓰는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본인이나 배우자의 월급·연금으로 생활하는 고령층은 80%에 육박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령층의 생활비 마련 방식이 자녀에서 본인 부담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노후 준비가 빨라지고 은퇴 시기는 늦어지는 가운데, 부모 부양 책임을 가족뿐 아니라 정부·사회가 함께 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생성형 AI 이미지

2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5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생활비를 본인이나 배우자가 부담하는 비중은 79.7%로 2023년(76.0%)보다 3.7%포인트 증가했다. 2년 주기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현재 방식으로 개편된 2009년(60.0%)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009년 60%대를 넘어선 본인·배우자 부담 비중은 12년 만인 2021년(72.5%) 처음으로 70%대를 넘긴 뒤 불과 4년 만에 80%대에 근접했다.

반면 자녀나 친척의 지원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중은 지난해 10.3%로 2009년(31.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녀·친척 지원으로 생활하는 고령층은 2013년(28.8%) 처음으로 30%대가 무너졌고, 12년 만에 10%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고령층의 생활비 마련 방식이 ‘자녀 의존’에서 ‘본인 책임’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고령층 본인·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하는 방식은 근로·사업소득이 57.8%로 가장 높았고, 연금·퇴직급여가 31.0%로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저축해 놓은 예·적금을 빼서 쓰거나 임대료·배당금 같은 재산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층은 11.3%로 조사됐다. 연금·퇴직급여 의존도는 2009년 24.5%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고, 재산이나 예·적금은 19.4%에서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근로·사업소득은 2009년 이후 50%대 중후반을 유지했다.

이자·적금 수익보다 연금을 노후 자금으로 선택하는 고령층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혼자 사는 고령층은 자녀·친척 지원 감소폭과 본인 부담 증가폭이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0세 이상 1인 가구 가운데 생활비를 본인이 부담하는 비중은 63.3%로 통계 기준이 변경된 2009년 이후 가장 높았고, 자녀·친척의 지원을 받는 비중(12.3%)은 가장 낮았다. 2009년까지만 해도 본인이 생활비를 부담하는 비중(39.7%)보다 자녀·친척 지원(40.2%) 비중이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본인 부담이 자녀·친척 지원의 5배를 넘어섰다.

고령층의 생활비 마련 방식 변화에는 노후 준비 확대와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데이터처가 40∼64세 중장년층의 인식 변화를 분석한 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부모 부양을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고 보는 중장년층 비중은 2024년 16.7%로 10년 전보다 13.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49.0%에서 65.0%로 16.0%포인트 증가했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2015년 75.8%에서 지난해 81.9%로 10년 새 6.1%포인트 증가했다.

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경영학)는 “자녀 세대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근로소득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데다 주거비와 교육비 등 지출 부담도 커 부모의 노후까지 책임질 여력이 과거보다 줄어든 상황”이라며 “반면 연금제도가 성숙하고 노후 준비도 확대되면서 고령층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할 여건이 개선돼 과거 자녀 중심이었던 부모 부양 방식도 점차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