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군의 조사 과정과 대통령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장조사가 늦어진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이재명 대통령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전 확보를 위한 조사 절차를 ‘은폐’로 몰아가고 있다며 “장병의 희생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고 맞섰다. 여야는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사고 경위와 군의 대응을 놓고 다시 충돌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군의 초기 대응과 현장조사 지연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군이 보인 행태는 조사가 아니라 은폐와 암장에 가까웠다”며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 26일 군은 사고가 발생한 지 무려 5일 만에 DMZ 지뢰 폭발 사고 현장 조사 준비를 시작했다”며 “북한 소행이 거의 확실한데도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우리 것인지 북한 지뢰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사고 이후 조사 지연 과정에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며 대통령 책임론을 꺼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고의로 현장조사를 지연시켰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회의 개최가 진상규명의 끝이 될 수는 없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사고 직후부터 청와대와 국방부, 합참 사이에 어떤 보고와 지시가 오갔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북한의 책임이 확인된다면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고, 우리 군의 판단과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 책임 역시 끝까지 따지겠다”고 했다. 29일 현안질의에서 정부와 군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청문회와 국정조사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야당이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군의 안전조치까지 정쟁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군과 유엔군사령부 조사단은 전날 폭발 추정 지점 인근까지 접근했지만 개척로 확보 지연과 현장 위험성 등을 이유로 철수했다. 민주당은 DMZ 미개척 지역의 특성상 조사 속도보다 장병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고 원인이 북한 지뢰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결론부터 내려서는 안 된다고도 맞섰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조사단의 안전 확보 노력을 은폐라고 몰아붙이는 게 말이 되느냐”며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어떻게든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장병의 희생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의 탄핵 거론에 대해서도 “막말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라며 “숭고한 희생을 욕보이는 행태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국방위 소속 김성회 원내대변인도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속도전’이 현장 장병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우리 장병들이 큰 사고를 당한 지역은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DMZ 미개척 지역”이라며 “‘빨리빨리’가 우리 군 장병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이어 “미개척 지역에 우리 장병에게 무조건 들어가라고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현장 검증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군에 조사를 서두르라고 압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매일같이 군과 장병을 몰아세우고 정쟁을 키워서 오늘도 TV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여야는 진상규명 방식에서도 갈렸다. 국민의힘은 국방위 현안질의를 먼저 열어 사고 경위와 정부 대응을 따져야 한다고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현장 검증을 제안했다. 이날 진성준 국방위원장과 민주당 소속 위원,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육군 25사단 관할 DMZ를 찾아 합동 현장조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군의 후속 조치를 점검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현안질의가 우선이라며 동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날 오후 6시 국방위 전체회의 개최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29일 개최를 제안하면서 현안질의 일정이 잡혔다. 국방위는 29일 전체회의에서 사고 원인과 현장조사 지연 경위, 사고 이후 청와대·국방부·합참의 보고 및 대응 과정을 집중적으로 따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전체회의 결과에 따라 청문회와 국정조사 추진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