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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코’ 우민호 감독 “백기태 안 죽었다…1990년대 배경 시즌 3 준비 중”

“백기태는 죽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 3에서 다시 돌아올 것이다.”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우민호 감독은 “백기태를 이대로 놓아버릴 수 없었다”며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메인코’) 시즌 3 계획을 공개했다. 

 

우민호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우민호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지난 23일 공개된 ‘메인코’ 시즌 2 최종회에서는 백기현(우도환)이 형 백기태(현빈)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화면이 전환된 뒤 총성이 울린다. 그러나 백기현이 실제 형을 쐈는지, 백기태가 죽었는지는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백기태가 살아있는 것 아니냐”, “동생이 형을 쏘는 결말이 부적절하다”는 등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우 감독은 “기현은 형을 쏘지 않았다”며 “오히려 무사히 숨겨 일본으로 보냈다는 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현은 절대 형을 죽일 만한 캐릭터가 아니다”라며 “시즌 2 해당 장면을 연출하면서도 우도환에게 그렇게 설명했다”고 했다.

 

‘메인코’ 시즌 2는 1979년 10·26 사건부터 12·12 사태 직전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시즌 1 이후 9년, 부산에서 서울에 진출한 백기태는 중정 부장 직무대행 자리까지 오르지만, 궁정동 총성 이후 국가 권력 중심축은 중정에서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황대식(허정도)이 이끄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로 이동한다. 백기태의 몰락의 시간이 서서히 다가온다. 

 

우 감독은 “1979년은 더는 기태를 필요로하지 않는 시대이므로 총소리와 함께 그는 사라진다”고 말했다. 시즌 3 시간대를 1990년대 초반으로 설정한 데 대해서는 “무엇보다 백기태는 복수해야 한다”며 “내가 90년대 대학생이었기에 그 시대를 잘 안다”고 설명했다.

 

당초 백기태를 비롯한 주요 인물 대부분은 죽는 결말이었다고 한다. 우 감독은 “원래 대본에는 백기태도, (청와대 비서실장) 천석중(정성일)도, (중정 요원) 표학수(노재원)도 죽는 것으로 돼 있었다”며 “그런데 시즌 2를 3분의 1정도 촬영했을 때부터 시즌 3 구상을 시작했고, 다음 시즌에서도 이 캐릭터들이 다시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귀에 총을 맞은 천석중은 한쪽 귀에 보청기를 끼고 나올 것이고,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된 표학수 역시 부상을 입은 채 등장할 것”이라며 “새로운 등장인물들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우 감독은 영화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 ‘하얼빈’ 등 근현대사를 소재로 삼은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그는 “내 원칙은 큰 역사적 팩트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할 때 제 3자가 개입했다거나,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에 피살됐다는 사실 자체를 다른 인물의 행위로 바꾸는 식은 안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인물들의 심리 상태나 다른 사람의 관점을 다루는 것은 창작의 자유”라고 말했다. 

 

우 감독은 ‘메인코’ 시즌 2를 찍으며 “나조차 내심 백기태가 이기기를 바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백기태가 황대식과 대결해 승리하게 하는 건 어떨까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사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타즈: 거친 녀석들’처럼 역사를 비트는 대체 역사물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길을 가기에는 부담이 있었다”며 “백기태가 이겨서는 안 되는 시대였고, 무엇보다 시즌2는 욕망과 권력의 허망함을 보여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첫 시리즈 연출작인 ‘메인코’ 두 시즌을 마친 소감도 밝혔다. 그는 “영화와 달리 시리즈는 특정 캐릭터를 죽이는 것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훨씬 민감하더라”며 “백기태는 죽지 않았다. 혹여나 속상하셨다면 그 마음은 접어두시고 시즌 3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