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는 군의 판단이 나오면서 정치권의 쟁점이 사고 원인 규명에서 대북 대응 수위로 옮겨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처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책임에는 이견이 없지만 지뢰의 매설 경위와 우리 장병을 겨냥한 고의성 여부를 더 확인한 뒤 대응방식을 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민주당에서도 이번 사고를 “정전협정 위반이자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며 북한 규탄 결의문 채택을 제안했다.
◆野 “확성기 재개” vs 與 “경위 확인”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2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이 확실시되는 만큼 정부는 이에 상응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철거했던 대북 확성기부터 즉시 재설치하고 대북 방송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사분계선(MDL) 경계태세 강화와 북한 지원 예산 백지화도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2015년 목함지뢰 사건을 대응 사례로 들었다. 당시 북한군이 DMZ 내 우리 군 통문 주변에 지뢰를 매설해 장병 2명이 크게 다치자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장동혁 대표도 이날 백령도에서 군 작전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사고 관련 지시에 대해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북한군 지뢰로 최종 확인될 경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김병주 의원은 국방위에서 “정황 증거로 다 봤을 때 북한 지뢰에 의해 우리 장병들이 희생된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전협정 위반이고 명백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위 차원의 북한 규탄 결의문 채택을 제안했고, 진성준 국방위원장도 여야 의견이 모이면 결의문 또는 대북 규탄 성명서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응 수위를 놓고는 차이가 이어졌다. 진 위원장은 “유실이든 매설이든 기본적으로 북한에 책임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대응 수위나 방법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 수색로를 개척하던 곳에서 사고가 난 만큼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지뢰를 심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은 북한이 재미 삼아 지뢰 심었다는 말이냐”며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북한 국방위원장인가, 대한민국 국방위원장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방위 NSC·조사 지연 공방
국방위 현안질의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미소집과 조사 지연 의혹이 쟁점이 됐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NSC는 소집됐느냐”고 묻자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소집 안 됐다”고 답했다. NSC 소집을 건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군이 먼저 사실 확인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사고 지역에 아군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북한군의 지뢰 매설 흔적이 사전에 관측된 만큼 사고 직후부터 북한 지뢰를 의심할 수 있었다며 “대통령의 정치 일정을 국가 안보보다 우선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강 장관은 “은폐하거나 지연하라는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도 북한군 매설 지뢰임이 확인됐지만 결과 발표까지 6일이 걸렸다는 점을 들었다. 강 장관은 이번 사고 지역은 당시보다 접근이 훨씬 어렵고 유엔사와 공동으로 절차를 밟아야 했다며 “어떤 지연에 대한 의도나 은폐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현장 수색 시점을 지시한 적이 있는지 묻자 진영승 합참의장은 “없었다”고 답했다. 진 의장은 사고 당일부터 유엔사령관과 부상자 후송과 현장조사 문제를 협의했다며, 조속한 조사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장병들의 2차 피해 우려 때문에 준비를 갖춘 뒤 재투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