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와 생수업계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정수 필터 사용으로 일회용 생수병 소비를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용이 끝난 필터와 페트병을 다시 원료로 돌리는 자원순환 체계까지 경쟁 무대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브리타는 최근 발간한 '2025 글로벌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소비자들의 브리타 제품 사용으로 약 61억개의 1리터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을 대체한 것으로 산정했다. 2030년에는 연간 대체 규모를 80억개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국내에서는 사용한 정수 필터를 회수해 다시 자원으로 돌리는 방식까지 확대하고 있다. 브리타코리아가 2021년 시작한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 '그린 리프 멤버십'을 통해 국내에서 수거한 필터는 누적 100만개를 넘어섰다.
필터 자체의 재활용 비중도 높였다. 브리타에 따르면 정수 필터 핵심 소재인 이온교환수지 재활용 비율은 지난해 22%로 자체 목표인 20%를 넘어섰다. 대표 제품인 '막스트라 프로' 필터는 구성 소재를 기준으로 최대 99%까지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탄소 배출 감축도 병행한다. 브리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4% 증가했지만 기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Scope 1·2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대비 34.3% 감소했다. 그룹 전체 친환경 전력 사용 비율은 92%까지 올라갔다.
국내 정수기 업체 코웨이도 폐제품을 다시 원료로 활용하는 '클로즈드 루프'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코웨이는 사용이 끝난 정수기 필터를 회수해 분해한 뒤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선별한다. 이렇게 확보한 소재는 공구가방이나 자동차 범퍼 등의 원료로 재활용된다. 소비자가 직접 사용한 필터를 분리 배출할 수도 있다.
재생 플라스틱을 다시 제품에 넣는 비중도 높이고 있다. 코웨이는 올해 공개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회수한 폐플라스틱을 재생원료로 전환하는 순환 체계를 통해 지난해 재생 ABS 플라스틱 사용량이 당초 목표치를 27% 웃돌았다고 밝혔다. 코웨이는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사업장 재생에너지 전환도 병행하고 있다.
생수를 판매하는 기업은 페트병 자체를 바꾸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라벨을 없앤 '그린 에디션'을 선보인 데 이어 투명 페트병을 다시 페트병 원료로 활용하는 '보틀 투 보틀'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제주삼다수 리본(re:born)'도 개발했다.
페트병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와 재생원료 적용, 식물 유래 원료를 활용한 바이오 페트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의 친환경 경쟁은 제품을 한 번 덜 쓰는 수준에서 생산과 소비, 회수, 재활용까지 연결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정수기는 생수병 사용 자체를 줄이면서 폐필터를 다시 원료로 돌리고, 생수업체는 사용이 불가피한 페트병의 무게를 줄이고 재생원료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