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립박물관 입장료를 받는 방안을 철회했다. 박물관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수개월간 유료화를 검토했지만, 관광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누구나 무료로 입장하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DCMS)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민과 외국인 관광객 모두에게 국립박물관 무료입장 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DCMS는 “해외 방문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하면 국내 방문객이 줄어들 수 있고 입장료 부과의 영향과 혜택이 업계 전반에 균등하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노동당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마거릿 호지가 해외 관광객들에게만 국립박물관 입장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낸 뒤 이를 검토해왔다. 호지 전 장관은 시민과 거주자에게는 무료입장을 유지하되 해외 관광객에게는 입장료를 받는 싱가포르·뉴질랜드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더그 거르 자연사박물관 관장은 입장료를 받으면 자연사박물관은 이익을 얻겠지만 박물관 업계 전체로는 손해를 볼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무료 박물관은 경제에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관광 산업이 경제에 혜택을 주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런던에 있는 12개를 포함한 영국의 15개 국립박물관은 2001년부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DCMS에 따르면 국립박물관은 매년 10억파운드(약 1조7970억원) 이상을 경제에 기여하며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자연사박물관과 대영박물관 방문객은 각각 710만명과 640만명으로 추산됐다.
한국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무료 상설전시를 유료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적정 관람료와 해외 사례, 관람객 수 변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더 높은 관람료를 부과하는 차등 요금제도 검토 대상이다. 문체부는 올해 10월 말까지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연말까지 구체적인 관람료 정책을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