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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성 플라스틱’도 체내선 오래 남는다…흡입하면 폐 손상 더 커

원자력의학원 “입으로 먹을 때보다 폐 잔류 반감기 20배 길어”
“혈중 누적 노출량 2.25배↑…안전성 평가 때 흡입 경로 살펴야”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체내에 들어올 경우 유입 경로에 따라 잔류 시간과 조직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호흡기를 통해 흡입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입으로 섭취했을 때보다 폐에 오래 남고 조직 손상도 크게 나타났다.

 

편의점에서 사용되는 친환경 생분해 봉투. 연합뉴스
편의점에서 사용되는 친환경 생분해 봉투. 연합뉴스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분자영상 기술을 활용한 동물실험 등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폴리락트산(PLA) 미세플라스틱은 옥수수와 밀 등 재생 가능한 원료로 제조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식품 포장재와 의료기기 등에 사용된다.

 

다만 온도와 습도, 미생물 활동 등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분해되며, 체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빠르게 분해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연구팀은 평균 지름 약 145㎚(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구형 PLA 입자에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125를 표지한 뒤 생쥐에게 같은 양을 입과 호흡기로 각각 투여했다. 이후 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SPECT/CT) 영상과 장기별 방사능 분석을 통해 72시간 동안 PLA의 체내 분포를 추적했다.

 

그 결과 PLA가 폐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린 시간은 호흡기 투여군에서 약 218시간으로, 경구 투여군의 약 10.7시간보다 20배가량 길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투여 경로별 비교. 한국원자력의학원
생분해성 플라스틱 투여 경로별 비교. 한국원자력의학원

혈중 누적 노출량 역시 호흡기 투여군이 경구 투여군보다 2.25배 많았다. 간과 신장, 비장 등 주요 장기에서도 호흡기 투여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잔류 경향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6주간 반복 노출 실험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호흡기를 통해 PLA에 노출된 생쥐에서는 폐 혈관 주변에 염증세포가 몰리는 현상이 관찰된 반면, 경구 투여군에서는 위와 장에서 뚜렷한 조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의 폐와 장에서 얻은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폐 세포가 장 세포보다 더 큰 손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PLA에 노출된 폐 세포에서 활성산소가 더 많이 생성됐고, 세포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형태도 크게 손상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해 추정할 경우 흡입된 PLA가 폐에 서서히 축적되다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플라스틱 가공 작업장에서는 실외 환경보다 PLA 잔류량이 7~10배 높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이 같은 수치는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한 추정치인 만큼 실제 인체에서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김 박사는 “생분해성이라고 해서 체내에서 곧바로 분해돼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안전성을 평가할 때는 흡입 경로를 별도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