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장기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 제2공항 사업 관련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공론조사와 주민투표 등 수렴 방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2공항 사업 주무부처 장관이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도민 의견수렴 절차를 계속 추진해 찬성이든 반대든 내년 상반기 안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30일 진보당 제주도당 등에 따르면 홍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지자체의 민주적 숙의 절차(갈등조정협의체)에 대한 존중 여부, 도민 의견수렴 결과 수용 및 갈등 해결 의지’에 대한 진보당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의 서면 질의에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홍 장관은 서면 답변을 통해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하는 데 도민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으로 취임하면 제주도가 도민 의사를 수렴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갈등조정협의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협의회를 통해 수렴된 도민 의견 결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부의 ‘제주 제2공항 도민 의견 수렴 결과 적극 수용’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주무부처 장관이 제주도정이 추진하는 도민 의견 수렴 절차를 전폭적으로 뒷받침하고 그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공식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절대 다수 제주도민의 뜻에 부응하는 당연한 입장이자 대통령 국정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공은 온전히 제주도로 넘어왔다”며 “위성곤 도정은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하고 도민 의견 수렴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역정치권 또한 오직 도민만을 바라보고 도민 결정 여정에 적극 동참하고 협력하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도당도 성명을 통해 “도민 주권을 실현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명확한 방법은 주민투표”라며 “찬성이든 반대든 도민이 직접 한표를 행사하고, 그 결정에 도정과 정부가 따르는 것이 도민 주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성곤 도정은 갈등조정협의회에서 주민투표 방안을 책임 있게 논의해 도민이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하며, 국토부 역시 도민 의견 수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곤 “이해당사자 참여 갈등조정협의회 구성”
제주도는 제2공항 갈등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 아래 환경영향평가 절차와 함께 도민 의견을 모을 가칭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협의회가 구성되면 의견수렴 방식을 결정한 뒤 도민 의견을 수렴해 국토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위성곤 지사는 지난 1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제2공항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만나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해 그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위 지사는 “제주도가 직접 도민 의견수렴 절차를 추진할 경우 객관성을 의심받을 수 있어 별도의 독립적인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고 함께 논의하는 절차를 정리하자는 것”이라며 “그 절차에 따라 나온 결론이 찬성일지 반대일지, 다른 방안일지는 모르겠지만 방안이 제시되면 제주도는 이를 수용하고 정책 건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도민 의견수렴 방식과 관련해서는 주민투표도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위 지사는 “주민투표가 될지 아닐지는 의견이 다른 만큼 그것도 포함해서 함께 논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제출되면 제2공항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하고 환경분야 전문기관 교차검증을 확대하는 한편 제주도의회 동의에 앞서 도민 의견수렴을 마치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도민 의견수렴 결과는 국토부에 공식 전달해 정책적 판단에 반영될 수 있게 협의할 계획이다.
위 지사는 “지난 11년간 갈등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 제가 만나는 도민들의 대다수 의견”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제2공항 문제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하지만, 주민투표 방식의 경우 입지가 선정되고 정부가 고시한 국책 사업을 찬반 주민투표에 부친 선례가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도민 갈등만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2공항 건설 찬성단체들은 지난 9일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에 반대하고 이미 기본계획이 고시된 만큼 환경영향평가 등 법정 절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도의회에서도 국책사업인 제2공항이 제주도 공공갈등 조례에 따른 갈등조정 대상인지,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와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등 성격이 다른 두 갈등조정기구를 하나로 운영할 수 있는지 등을 놓고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