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투자를 공식 발표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정부의 대미 투자 전략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은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우리 정부가 추가 검토 사안으로 분류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발표할 경우 향후 협상 여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다음 달 1일 오전 4시 30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발표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540억 달러(약 73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가 거론한 540억 달러는 한미 전략적 투자 한도인 2천억 달러의 약 27%에 해당한다.
여기에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223억 달러와 미국 원전 최대 8기 건설 사업의 최대 1천200억 달러를 합치면 총 1천963억 달러다. 세 사업이 모두 최대치로 집행되더라도 전략적 투자 한도 2천억 달러를 넘지는 않는다.
따라서 세 사업에 대해 한미 양국이 최종 협약을 체결할 경우 알래스카 사업에 대한 540억 달러 투자 집행 자체는 구조적으로 가능해진다.
다만 정부는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엔시날 프로젝트만 확정했다.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는 사업 추진 여부를 결론 내지 않고 추후 협의 과제로 남겼다.
두 사업 모두 우리 정부의 대미 투자 원칙인 상업적 합리성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알래스카주 북부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와 포인트톰슨 원유·가스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약 1천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 등 수요지로 나르는 프로젝트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필요한 데다 사업의 수익성 확보 여부도 불확실해 그동안 상업적 타당성을 둘러싼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엑손모빌 등 미국 굴지의 에너지기업조차 투자금 회수 위험 등을 이유로 이미 철수한 전력이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은 하이 리스크 사업"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은 현금 흐름이 창출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한정되기에 우리 기준에서 참여하기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업에 상당한 의지를 보여왔다. 그는 여러 차례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한국이 투자할 거라고 앞질러 공언해왔다.
러트닉 장관 역시 지난해 10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2천억 달러 투자 대상과 관련해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기반 시설, 핵심 광물, 첨단 제조, 인공지능(AI) 및 양자컴퓨터가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상업성 합리성을 기준으로 최종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를 공식화하면 정부로서는 이를 추가 검토 사업으로 다루는데 어려워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알래스카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과반을 지키기 위한 핵심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를 못 박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우리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아도 발을 빼기 어려운 형국으로 밀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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