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해외 한국문화원장에 연임·중임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장기간 해외 주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중국에서는 한 원장이 세 차례 임명돼 10년가량 근무한 사례도 있었다. 문화원장은 외교부 재외공관 소속이지만 사업·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하는 등 관리체계도 나뉘어 있어 장기 재임을 둘러싼 관리 공백 우려가 나온다.
30일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인사혁신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문화원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연임·중임 횟수에는 별도 제한이 없다. 통상 외교관이 2∼3년 단위로 순환근무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현재 전 세계 35개 한국문화원 가운데 원장이 연임 중인 곳은 3곳이다. 주독일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문화원장은 2023년 3월 부임해 첫 임기를 마친 뒤 연임해 2029년 5월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주이집트대사관 참사관은 2021년 2월부터 근무한 뒤 다시 임용됐고, 주인도대사관 참사관은 2020년 10월부터 근무를 시작해 재선발된 임기가 이달 끝난다. 지난 8월 새 원장이 부임한 주중국대사관 문화원의 전임 원장은 총 세 차례 임명돼 약 10년간 근무했다.
한국문화원장은 외교부가 임명하지만 실제 사업과 예산·인건비 편성 및 집행은 문체부가 담당한다. 인사혁신처도 재임용 횟수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주재관은 기회균등 보장과 능력 중심 보직 원칙에 따라 자격요건을 갖춘 자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며 “동일인이 문화원장 직위에 두 차례 이상 임용된 경우는 주재관 임기 만료 후 주재관 공모 절차에 다시 지원해 다른 응모자와 동일한 경쟁 및 심사를 거쳐 선발된 경우”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재외공관 인력 운용과 관련해 “외교부 직원이 아닌 타부처 직원이 포상 비슷한 의미로 와있는 경우도 있느냐”고 물으며 방만 운영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외교부 직원이 아닌 타부처 직원이 포상 비슷한 의미로 와있는 경우도 있느냐”, “‘외교부 재외공관에 나가서 1년 푹 쉬다 와야겠다’, ‘가는 김에 애들 학교라도 보내야겠다’는 직원도 꽤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한국문화원장 자리는 공공연한 포상처럼 여겨져 온 지 오래”라며 “법적으로 재외공관 부설기관인데도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부가 최근 ‘공공기관 다이어트 2026’ 계획을 발표했는데 재외공관은 법적으로 공공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여기서 벗어나 있다”며 “외교부의 전수조사는 물론 정부 차원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