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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 수사도 빈손인데… 이태원참사 유족들 “수사 공백” 우려 [10월2일 공소·중수청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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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합수팀 활동 종료

오세훈·박희영 등 상당수 불기소
후속 수사 경찰로 인계 한다지만
중수청 아직 담당체계 구성 못해

7대 중대범죄 다루는 중수청서
합동수사까지 감당될지 미지수
경찰, 지휘관회의… 기강 다지기

대검찰청은 공소청 전환 후에도 경찰과 협력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이어나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유족들의 반발이 클 전망이다.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의 한계를 보강하기 위해 검찰 주도 수사팀이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1년2개월 만에 사건이 경찰로 다시 넘어가는 상황이 이어져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팀(수사팀장 하준호 서울서부지검 부부장검사)은 수사를 마무리하며 이태원 참사 관련 피의자 4명만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추석이었던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10.29 이태원참사 기억소통공간 별들의집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시민과 함께하는 추석 상차림 행사에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추석이었던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10.29 이태원참사 기억소통공간 별들의집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시민과 함께하는 추석 상차림 행사에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합동수사팀은 중앙긴급구조통제단장 업무를 소홀히 한 혐의(직무유기)를 받은 남화영 전 소방청장 직무대행과 국정조사 당시 허위 보고 내용을 방치한 혐의(〃)를 받은 행정안전부 등 소속 공무원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합동수사팀은 폐쇄회로(CC)TV와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관련자 진술, 관련 법리 등을 고려해 이들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참사 당시 부실 대응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은 용산소방서 전 현장 지휘팀장 이모씨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했다.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개별 유가족 등의 요청으로 수사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 사건들도 대거 불기소 처분됐다. 대검은 “혐의 인정이 어려운 오 시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참사 발생 후 휴대전화를 바꾼 박희영 전 용산구청장의 증거인멸 혐의 등은 전날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합동수사팀은 윤석열정부 때 출범한 특조위 조사를 보강하기 위해 꾸려졌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조사단 편성을 약속하면서 설치된 만큼, 진실규명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수사·기소 분리로 합동수사팀 유지가 어려워지며 미흡한 수사결과만 남긴 채 사건이 경찰로 돌아가게 됐다.

 

유가족들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간판 바꾸는데만 65억 공소청 출범을 이틀 앞둔 30일 서울남부지검 관계자가 청사 입구에 있는 검찰 간판을 떼어내고 있다. 법무부는 전국 67개 검찰청사의 외벽과 유리창에 부착된 검찰 로고와 문구 등을 제거하는 비용으로 예비비 65억원을 편성했다. 최상수 기자
간판 바꾸는데만 65억 공소청 출범을 이틀 앞둔 30일 서울남부지검 관계자가 청사 입구에 있는 검찰 간판을 떼어내고 있다. 법무부는 전국 67개 검찰청사의 외벽과 유리창에 부착된 검찰 로고와 문구 등을 제거하는 비용으로 예비비 65억원을 편성했다. 최상수 기자

앞서 유가족들은 22일 기자회견에서 “검·경 합동수사팀이 이대로 활동을 종료하게 되면 추가적인 수사와 기소가 마냥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합동수사팀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들에 대해서는 전날 경찰청에 사건을 이송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향후 합동수사체계가 구성되면 수사 경과와 관련 자료를 신속히 인계, 연계할 계획이다.

 

검·경 합동수사기구는 이태원 참사를 제외하고도 마약, 보이스피싱, 불법 의약사범, 가상자산범죄 등 총 9개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후에도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합수본은 90일간 연장 운영할 수 있다. 경찰 파견도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이틀 앞둔 30일 중수청이 입주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이틀 앞둔 30일 중수청이 입주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1

다만 과거 검·경 합동수사기구와 달리 앞으로 합동수사는 공소청 검사가 제외되기 때문에 법률 조언 등 검경이 협력했던 기존 형태보다 실효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합동수사체계가 구성된다 해도 중수청이 7대 중대범죄를 다루기 때문에 경찰과 사안별로 수사를 나눌 가능성이 크다. 이태원 참사 관련 수사처럼 수사 범위가 넓은 사건의 경우 중수청과 경찰의 수사 범위를 조율하는 것도 숙제로 꼽힌다.

 

경찰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내부 기강 다지기에 나섰다. 경찰청은 1일 오후 2시 전국 시도경찰청 총경 이상 수사부서장과 경찰서장 등 650여명을 불러 모아 지휘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전국 경찰서장급 이상 지휘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2024년 8월 이후 약 25개월 만이다. 경찰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한 각오를 다지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개정 형소법이 시행되면 검찰이 가진 미제사건이 경찰로 대거 넘어오고,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늘어나면서 경찰 수사관들의 업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