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금천구 LG가산디지털센터내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로밍 상품을 문의하는 고객의 말이 중간중간 끊겼지만 인공지능(AI) 콜봇이 의도를 해석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콜봇은 질문이 끝나길 기다린 뒤 중국 여행 일정을 되묻고 고객에 적합한 로밍 요금제를 추천했다. 고객이 “다른 건 뭐 있어?” “7기가, 13기가”처럼 불분명한 질문을 하더라도 앞선 대화 맥락을 기억해 답을 이어갔다. 콜봇이 요금제 추천 이후 가입 처리까지 마치는 데 사람의 도움은 필요 없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AI 콜봇과 챗봇, AI 상담어드바이저, 상담 품질평가 자동화 기술 ‘AI Auto QA’ 등 AI 고객센터(AICC) 상담 과정을 선보이며 AICC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자체 고객센터 운영 경험과 AI 기술을 결합한 ‘인소싱 AICC’를 앞세워 2030년까지 상담 대기 시간이 없는 ‘AI 네이티브 컨택센터’를 구축한다. AICC 사업 매출도 2030년까지 연평균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LG유플러스의 AICC 경쟁력은 자체 고객센터를 AI 기술 테스트베드(시험대)로 활용하는 인소싱 구조다. 전국 17개 고객센터에서 연간 수천만건의 상담을 처리하며 AI 기능을 검증하고, 현장 반응을 개선해 반영한 솔루션을 기업용(B2B)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기업이 큰 비용을 들여 구축한 시스템이 빠른 AI 발전 속도에 뒤처지지 않게 현장과 기술을 맞물려 반복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AI 기술 성능보다는 ‘업무 완결률’에 초점을 맞췄다. 고객의 말을 정확히 인식하더라도 실제 요구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면 AICC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AI가 상담 업무를 전담하는 것은 아니다. 요금 조회나 상품 가입 등 반복 업무는 콜봇·챗봇이 담당하고, 결제 오류처럼 외부 기관 확인이 필요하거나 민원·공감이 필요한 상담은 사람이 담당한다. LG유플러스는 AI가 사람 상담사를 대체하기보다 단순 업무를 줄여 고난도 상담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상담사가 고객과 통화하는 동안에는 AI 상담어드바이저가 대화를 실시간 문자로 변환하고 질문 맥락에 맞는 상품 정보와 답변을 제시한다. 숙련도가 낮은 상담사도 정확하고 빠른 상담이 가능해져 상담 품질을 균일하게 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상담 종료 후 상담 내용을 분석해 상담사별 강점과 개선점을 제시하는 AI 시스템도 갖췄다.
AICC 도입 이후 고객센터 운영에서 약 33%의 여력을 확보했고 이 중 16%가량을 다시 상담 품질 향상에 투입했다. 평균 상담사 연결 대기 시간은 2024년 47초에서 올해 5초로 줄었고, 응답률은 99.8∼99.9% 수준까지 높아졌다. 상담 시간도 같은 기간 16% 감소했다.
향후에는 AI가 고객의 상담 이력과 가입 정보를 바탕으로 의도를 미리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시하는 ‘대기 없는 상담’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글로벌 AI 모델을 함께 활용해 상담 시나리오와 업무 절차, AI 에이전트를 자동 생성하는 체계도 확대한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그룹장은 “대규모 고객센터를 가진 대형 고객 중심으로 AICC 시장이 형성됐고, 금융권 수요가 많다”며 “금융, 커머스, 생활가전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으로 고객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