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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루촌 지뢰 50발 회수 안 해” 주민 불안에도… 軍, 넉 달째 방치

파주 주택가 인근서 잇단 발견
작전지대 이유 회수 요구 거부
“추수철인데 밭농사 어떻게 짓나”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폭발로 군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파주 해마루촌 주택 인근에서 발견된 지뢰 50발은 넉 달 넘게 방치되며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가을 추수철을 앞두고 있어 조기 지뢰 회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작전지대’라는 이유로 회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30일 주민과 한국지뢰제거연구소 등에 따르면 5월18일 주택 30∼50m 인근에서 발견된 M3 대인지뢰와 M7 경전차지뢰, M6 대전차지뢰 등 50발은 현재까지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사람을 살상하기 위한 M3 대인지뢰는 물론 차량이나 전파를 파괴할 목적으로 제작된 M6?M7은 폭발 시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5월 50발의 지뢰는 주민의 일상적인 영농활동 과정에서 발견됐다.<본지 8월20일자 10면 참조> 당시 주민 A씨는 집 뒤편에서 봄나물을 채취하던 중 장화 밑창이 날카로운 물체에 뚫리며 주변에 대한 지뢰 탐지가 시작됐다.

마을주민이자 1975년부터 군 DMZ 대간첩 및 대테러작전 분석장교로 근무했던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이 휴대용 지뢰탐지기 등을 이용해 주택 뒤편을 3시간30분가량 탐지한 결과 모두 50발이 발견됐다.

김 소장은 “당시 발견된 50발 중 20발은 누군가 이미 땅속에서 꺼내 옮겨놓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방부의 말대로 이곳이 ‘작전지대’라면 지뢰가 매설된 위치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뢰 발견 직후 국민안전신문고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관계기관에 지뢰 발견 사실을 알리고 안전조치를 요구했다. 지난 8월에는 대통령실에 긴급조치 요청서를 보내 지뢰 50발의 즉각적인 수거와 주택 주변 위험지역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 합동 안전점검 등을 요청했다.

김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며 “서울에 사는 국민이나 민통선 안에 사는 주민이나 생명의 가치는 다르지 않다. 주민 생활권에서 발견된 지뢰를 그대로 두는 것이 과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날 통화에서 “해당 지역은 군이 작전을 위해 유지하는 지뢰지대이기 때문에 발견된 지뢰는 회수 대상이 아니다”고 재확인했다.

주민들은 군인들조차 지뢰 폭발로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민가 주변에 발견된 지뢰를 그대로 두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마루촌에 20년 넘게 거주하는 B씨는 “군인들도 사고를 당하는데 사방이 지뢰인 곳에서 밭농사를 지으려니 불안감이 크다”며 “수명을 다하거나 군작전에 필요한 지뢰가 아니라면 회수해 가는 게 맞지 않나”고 반문했다.

해마루촌은 6·25전쟁 이후 1998년 실향민과 영농민을 위해 조성한 민통선 마을로 7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파주시가 주민 불편 해소 등을 위해 민통선 북상과 통일대교 검문소 이전을 군에 요청하면서 민간인 접근 확대에 앞서 잔존 지뢰에 대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