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일 미국 중간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중간평가 성격이라 관심이 쏠린다. 이란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가 최근 몇 달 사이 하락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민주당의 탈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상원도 민주당이 공화당 의석 최소 4석을 가져오면 다수당이 되는데, 지난해만 해도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던 이 시나리오가 현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100석 중 35석을 새로 뽑는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18석으로 민주당(214석)에 불과 4석 앞서 있다. 무소속은 1석, 공석은 2석이다. 상원 100석 가운데 현재 공화당은 53석이고, 민주당 45석·민주당계 무소속 2석 등 범민주당 의석은 47석이다. 이 가운데 범민주당 34석과 공화당 31석은 올해 선거 대상이 아니며, 나머지 35석을 놓고 선거가 치러진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려면 현재 보유한 의석을 모두 지키면서 공화당 의석을 최소 4석 가져와야 한다. 여기에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 격차로 승리한 주 가운데 최소 2곳이 포함돼야 한다.
초당파 선거분석 기관 쿡폴리티컬리포트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최신 판세 분석에 따르면 초접전(Toss-up)으로 분류된 상원의원 선거는 알래스카·아이오와·메인·미시간·뉴햄프셔·오하이오·텍사스 등 7곳이다. 향후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상원 권력의 향방이 이들 7개 주의 선거 결과에 달린 셈이다. 텍사스, 아이오와, 알래스카, 오하이오는 공화당 강세 지역, 메인, 미시간, 뉴햄프셔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공화당→민주당?: 텍사스, 아이오와, 알래스카, 오하이오, 메인
민주당은 텍사스의 주 전체 단위 선거에서 30년 넘게 승리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9월17~20일 NPR과 마리스트대가 실시한 여론조사(투표의향층 1139명, 오차범위 ±4.4%포인트)에서는 탈라리코 후보가 50%의 지지율로 팩스턴 후보(44%)를 6%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업고 전통 공화당원인 현직 존 코닌 상원의원을 경선에서 꺾은 팩스턴 후보는 주 법무장관 재직 시 발생한 권한 남용과 뇌물 의혹, 혼외관계 논란 등으로 공화당 유권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배우자 간통을 사유로 지난해 이혼소송을 제기한 팩스턴 후보의 법적 배우자 앤절라 팩스턴 텍사스주 상원의원이 공화당 여성 유권자들에게 “특정 후보에게 화가 나 있더라도” 공화당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할 정도다.
최근 세 차례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택한 아이오와는 공화당 강세지역이지만, 농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 특성상 관세와 무역 갈등, 연료·비료 가격 상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변수로 떠올랐다. NPR·마리스트대 여론조사(9월17~20일, 투표의향층 1050명, 오차범위 ±4.4%포인트)에서 전 패럴림픽 농구 국가대표인 조시 투렉 민주당 후보가 50%를 얻어 전직 TV 앵커 출신인 애슐리 힌슨 공화당 후보(42%)를 8%포인트 앞섰다. 다만 다른 최근 조사에서는 힌슨 후보가 앞서거나 두 후보가 동률을 기록하는 등 초접전 양상이다.
알래스카에서는 중도 성향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가 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의 3선에 도전한다. 알래스카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3%포인트 차로 승리한 공화당 강세지역이지만, 펠톨라 후보는 2022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전국 단위 선거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최근 높은 연료비와 생활비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여러 후보를 모두 투표용지에 올려놓고 순위선택투표를 하는 알래스카 특유의 선거제도도 변수다. 본선 투표용지에는 현역인 댄 S 설리번 의원 외에 공화당 소속의 은퇴 교사 출신 댄 J 설리번 후보도 이름을 올리는데, 현역 의원과 이름이 같아 공화당에서는 유권자들의 혼란을 우려한다. AARP 여론조사(9월8∼11일, 투표의향층 800명, ±43.5%포인트)에서는 1순위 투표 기준 펠톨라 후보가 46%로 설리번 의원(41%)을 5%포인트 앞섰다. 순위선택투표에 따른 후순위 표 이전까지 반영한 결과는 펠톨라 후보 53%, 설리번 후보 47%였다.
오하이오에서는 18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전 의원이 현직 공화당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을 상대로 복귀를 노린다. 허스테드 의원는 오하이오주 부지사였다가 전임자인 J D 밴스 부통령 취임 뒤 오하이오 법에 따라 지난해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에 의해 상원의원으로 임명됐고, 이번 특별선거에서 밴스 부통령의 잔여 임기 2년을 놓고 경쟁한다. 공화당 강세가 뚜렷해진 오하이오에서 브라운 전 의원은 2024년 공화당 버니 모레노 후보에게 3.6%포인트 차로 패해 4선에 실패했다. 같은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를 약 11%포인트 차로 승리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경제에 대한 불만이 브라운 의원의 복귀 시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4~27일 마리스트대 조사(등록유권자 1298명, ±3.8%포인트)는 브라운 후보가 51%로 허스테드 후보(43%)를 8%포인트 앞섰다.
메인주는 전체로는 민주당 성향이 강하지만, 현재 상원의석은 민주당과 가까운 무소속 앵거스 킹 의원과 중도 성향 공화당 수전 콜린스 의원이 한 석씩 나눠 갖고 있다. 이번 선거 대상은 콜린스 의원 의석으로, 개인적 성향으로 민주당 주에서 5선을 이어온 콜린스 의원이 트럼프 2기 후반부에도 살아남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후보 성폭행 의혹으로 선거를 넉 달 앞두고 교체한 노조 활동가·메인주 상원의장 출신 트로이 잭슨 민주당 후보가 콜린스 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조사(9월15∼22일, 투표의향층 619명, ±4.9%포인트)에서는 콜린스 의원이 49%, 잭슨 후보가 46%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의 자리를 놓고 두 차례 주지사를 지낸 민주당 로이 쿠퍼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마이클 왓리 후보의 경쟁이 아예 민주당 경합우세로 기울었다.
◆민주당→공화당?: 미시간, 뉴햄프셔
반면 현재 민주당 지역인 미시간과 뉴햄프셔는 공화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생긴 접전지로 분류된다.
미시간은 현직 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은퇴로 열린 의석을 놓고 민주당 압둘 엘사예드 후보와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 후보가 맞붙는다.
무슬림계 엘사예드 후보는 민주사회주의진영(DSA)의 지지를 받으며 데이터센터와 복지제도 등 여러 현안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민주당 경선에서 중도 성향 후보를 꺾고 승리했지만 예상보다 격차가 크지 않았고, 경선 과정에서 당내 균열도 드러났다. 경합주인 미시간의 특성상 중도·무당파 유권자의 선택이 본선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화당 로저스 후보는 전 연방 하원의원으로, 2024년에도 미시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불과 0.3%포인트 차로 패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조지메이슨대(9월10∼14일, 투표의향층 803명, ±3.9%포인트) 여론조사에서는 엘사예드 후보가 48%, 로저스 후보가 45%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승리한 뉴햄프셔에선 은퇴하는 민주당 진 섀힌 상원의원의 후임 자리를 놓고 연방 하원의원 출신 민주당 크리스 파파스 후보와 전 상원의원 출신 공화당 존 수누누 후보가 맞붙는다. 워싱턴포스트·조지메이슨대 조사(910∼14일, 투표의향층 777명 대상, ±4%포인트)에서는 파파스 후보가 48%, 수누누 후보가 46%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