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이틀 연속 앞서다가 경기 막판 KT에게 연패한 KIA가 야속할까, 아니면 끈덕지게 따라붙어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둔 KT가 얄미울까. 아마도 둘 다 아닐까. KIA의 이틀 연속 패배가 선두 싸움은 물론 3위 경쟁의 판도를 현상 유지로 만든 모양새다.
KIA는 3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서 2-3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내심 3위까지 올라서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건너 뛰고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는 KIA에겐 너무나 뼈아픈 KT와의 2연전 연패다. 29일엔 5-4로 앞서다 마무리 이의리가 9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블론세이브를 범해 결국 승부가 연장으로 향했고, 9회 5-5 동점에서 이의리를 구원해 불을 껐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성영탁이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안현민에게 결승 3루타를 맞는 등 난타를 당하며 5-8로 패했다.
이날도 KIA가 잡을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 매치업에선 KT가 대니엘, KIA가 김태형을 내세워 KT의 우세로 점쳐졌지만, 양상은 달랐다. 김태형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반면 대니엘은 6회 카스트로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KIA가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믿었던 좌완 필승조인 곽도규가 7회 좌타자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으면서 2-2 동점이 됐고, 9회 우완 셋업맨 전상현이 선두타자 권동진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았다. KT 벤치는 아시안게임 2연패의 일원으로 활약한 마무리 박영현을 올려 이틀 연속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이번 KT와의 3연전을 앞두고 3위 LG에 2경기 차로 뒤져있었던 KIA. 마침 SSG가 LG를 이틀 연속 잡아줬다. 2경기를 모두 잡아냈다면 승차는 0으로 사라질 수 있었지만, 불펜진의 방화로 승리를 날려버리면서 KIA의 3위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게 됐다.
KIA의 이틀 연속 역전패에 속쓰린 팀이 하나 더 있다. 바로 2위 삼성이다. 삼성은 29~30일에 페덱, 후라도로 이어지는 외인 원투펀치를 앞세워 한화를 잡았다. KIA가 KT에 이틀 연속 승리를 거뒀다면 선두 KT와의 승차는 3경기에서 1경기로 줄일 수 있었다. 삼성은 이틀 연속 한화를 일찌감치 꺾고 광주 경기를 애타게 바라봤겠지만, 결과는 모두 KIA의 역전패였다. 게다가 30일 경기에선 1회에 수위타자이자 캡틴인 구자욱이 2루까지 내달리는 과정에서 햄스트링 통증이 올라와 교체됐다. 삼성으로선 구자욱의 공백까지 겹칠 경우 선두 탈환의 가능성은 더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KT로선 극적으로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면서 2021년 이후 5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을 위한 ‘매직 넘버’를 6만 남겨뒀다. ‘되는 집’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KT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