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이 99mg/dL이면 검진 결과지에 정상으로 표시되지만, 같은 결과지에 적힌 당화혈색소가 5.9%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공복혈당은 정상 범위여도 당화혈색소 기준으로는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한다.
두 검사 결과가 다른 것은 측정하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복혈당은 8시간 이상 금식한 뒤 한 시점의 혈당을 잰다. 당화혈색소는 적혈구 혈색소에 포도당이 붙은 정도를 측정해 최근 2~3개월의 평균 혈당을 반영한다.
대한당뇨병학회 2025 진료지침은 공복혈당 100~125mg/dL, 75g 경구당부하검사 2시간 혈당 140~199mg/dL, 당화혈색소 5.7~6.4% 가운데 해당하는 기준이 있으면 당뇨병 전 단계로 판단한다.
◆30세 이상 10명 중 4명은 당뇨병 전 단계
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 2021~2022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30세 이상 성인의 41.1%가 당뇨병 전 단계였다.
인구로는 약 1400만명이다. 65세 이상에서는 47.7%로 절반에 가깝다. 30대 남성도 37%가 전 단계로 나타났다.
1400만명 모두가 공복혈당은 정상이지만 당화혈색소 검사에서 뒤늦게 발견된 사람들은 아니다. 학회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 중 공복혈당이 100~125mg/dL이거나 당화혈색소가 5.7~6.4%인 경우를 당뇨병 전 단계로 분류했다.
◆당화혈색소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당화혈색소는 식후 혈당이 얼마나 오르는지를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평균이 같아도 하루 종일 비슷하게 높은 사람과 식후에 크게 오르내리는 사람의 혈당 패턴은 다를 수 있다.
철결핍성 빈혈, 최근의 출혈·수혈, 혈액질환, 신장질환은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크게 엇갈리면 한쪽만 보지 말고 의료진과 추가 검사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전 단계라고 밥과 과일을 모두 끊을 필요는 없다. 학회는 식후혈당에 영향을 주는 당질의 총 섭취량을 조절하고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을 고르라고 권한다. 과일은 주스보다 생과일이 낫다.
우선 줄일 것은 마시는 당류다. 탄산음료, 당이 든 커피와 유제품은 포만감이 적어 양이 쉽게 늘어난다.
‘제로슈거’ 표시도 영양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으로 식품 100g 또는 100mL당 당류가 0.5g 미만이면 무당·제로슈거 표시를 할 수 있다.
2026년 1월부터는 당류 대신 감미료를 쓴 제품이 이런 표시를 하면 ‘감미료 함유’를 함께 적어야 한다. 저열량 기준(100mL당 20kcal 미만 등)을 충족하지 못하면 열량도 표시해야 한다.
◆운동 늘리고 과체중이면 5% 줄여야
학회는 전 단계 성인에게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신체활동을 권고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이면 현재 체중의 5% 이상을 줄여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체중을 5% 줄이면 당뇨병 위험이 절반으로 낮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규모 연구에서 당뇨병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춘 것은 체중 감량과 식사 조절, 운동을 함께 실천한 생활습관 개선이었다.
당뇨병 전 단계는 확진을 뜻하지 않지만, 방치해도 되는 상태는 아니다. 공복혈당이 정상이어도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하고, 체중과 가족력 등 위험요인도 함께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