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이나 육개장에 넣고 밑반찬으로도 자주 먹는 고사리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나물이다. 하지만 생고사리에는 독성 성분이 있어 그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고사리를 안전하게 먹으려면 어떻게 손질해야 할까.
◆ 생고사리에 든 독성 성분과 비타민B1 분해 효소
생고사리에는 프타퀼로사이드라는 독성 성분과 티아미나아제가 들어 있다.
프타퀼로사이드는 몸속에서 DNA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물질로 바뀌며, 동물 연구에서 고사리를 먹인 뒤 암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고사리를 인체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했다.
티아미나아제는 비타민B1을 분해하는 효소다. 비타민B1은 음식물을 에너지로 바꾸고 신경과 근육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 필요하다. 생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비타민B1이 부족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생고사리는 5분 데친 뒤 12시간 물에 담가야
프타퀼로사이드는 열에 약하고 물에 잘 녹는 특징이 있다. 생고사리는 끓는 물에 5분 이상 데친 뒤 삶은 물을 버리고, 깨끗한 물에 12시간 담가 둔다. 이때 물을 여러 차례 갈아준다. 티아미나아제도 열을 가하면 비타민B1을 분해하는 기능이 약해진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팀은 생고사리의 가열 시간과 물에 담가두는 시간, 물 교체 횟수에 따라 프타퀼로사이드 검출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5분 가열했을 때 검출량은 가열 전보다 약 60% 줄었고, 10분 가열했을 때는 66% 감소했다. 5분 가열한 뒤 말린 고사리를 12시간 물에 담갔을 때 검출량은 88% 줄었다. 12시간 담그면서 매시간 물을 갈아준 경우에는 99.5% 감소했다.
◆ 건고사리는 물에 불린 뒤 충분히 삶아야
생고사리와 달리 건고사리는 물에 불린 뒤 삶아 먹는다. 2023년 국제학술지 ‘Toxic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건고사리를 4시간 불린 뒤 20분 삶았을 때 프타퀼로사이드 농도가 크게 낮아졌다. 연구진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건고사리 20종을 대상으로 삶는 시간에 따른 농도 변화를 분석했다.
먼저 건고사리 20종 가운데 5종을 골라 삶는 시간을 달리해 비교했다. 삶지 않은 고사리와 비교했을 때 프타퀼로사이드 농도는 10분 삶은 뒤 70.14~88.26%, 20분 삶은 뒤 94.19~97.31% 낮아졌다.
이어 20종 모두를 20분씩 삶아 분석한 결과 농도 감소율은 79.61~99.24%였고 중앙값은 95.51%였다. 건고사리를 삶기 전 프타퀼로사이드 농도는 제품에 따라 12.50~1995.38ppm으로 차이가 컸으며, 20분 삶은 뒤에도 2.31~132.74ppm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하루 평균 섭취량을 가정한 위험평가에서 20분 삶은 고사리의 건강 위험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칼륨·인·식이섬유 든 고사리…삶은 것은 줄기 통통한 것 골라
고사리에는 칼륨·인 등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과 수분 균형을 조절하고, 인은 뼈와 치아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다. 식이섬유는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준다.
삶은 고사리를 살 때는 줄기가 통통하고 탄력이 있으며 잎이 오므라든 것을 고른다. 건고사리는 연한 갈색을 띠고 줄기가 통통하며 지나치게 쭈글쭈글하지 않은 것이 좋다. 독성 성분을 줄이는 손질을 마친 고사리는 물에 잠기게 해 냉장 보관하고, 오래 두려면 한 번 먹을 양만큼 나눠 냉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