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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먼저 갈게요”…‘14세 궁사’ 강연서, 2년 만에 태극마크 달고 AG 메달 [아시안게임]

개인전 동메달로 생애 첫 AG 메달…“올림픽 나서고 싶어”
양궁 입문 2년 만에 태극마크…29세 선배와 펼친 특별한 맞대결

[나고야=권준영 기자] 동경하던 언니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활을 쏘던 14세 궁사가 어느새 그 선배와 메달을 다투는 자리에 섰다. 양궁을 시작한 지 2년 남짓한 강연서(성사중)는 박정윤(창원시청)을 꺾고 생애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강연서가 1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준준결승에서 중국 우니에를 상대하고 있다. 오카자키=뉴스1
대한민국 강연서가 1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준준결승에서 중국 우니에를 상대하고 있다. 오카자키=뉴스1

강연서는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정윤을 145-143으로 꺾었다.

 

전날 여자 단체전에서 박정윤, 박예린(한국체대)과 함께 동메달을 합작한 강연서는 개인전에서도 입상하며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4강에 진출했지만 각각 준결승에서 패하면서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나게 됐다. 14세 강연서와 29세 박정윤의 대표팀 선후배 대결에서 강연서가 두 점 차로 승리했다.

 

강연서는 경기 후 “많이 아쉬웠다”면서도 “제가 준결승에서 진 뒤 정윤 언니가 올라가서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고 응원하고 있었는데, 언니도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남은 경기 점수만 생각하면서 도전하려고 했다. 아쉽지 않게 끝내자는 생각으로 쐈다”고 전했다.

 

강연서에게 박정윤은 대표팀에 들어오기 전부터 동경하던 선수였다. 양궁을 시작한 지 2년여 만인 올해 4월 국가대표 평가전을 통과해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뒤 두 선수는 함께 훈련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강연서는 “이제 언니와 같이 쏘는 선수가 됐고 경기도 같이 많이 뛰게 됐다”며 “이번 대회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언니가 응원과 축하를 많이 해줬다. 이제 선발전을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대표로 선발되고, 또 같이 훈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강연서가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카자키=연합뉴스
대한민국 강연서가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카자키=연합뉴스

첫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강연서는 “대회 전에는 성적이 잘 안 나오면 예민해지고 짜증도 나서 엄마와 통화하면서 많이 싸우기도 했다”면서 “어서 끝내고 재미있게 활을 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끝나서 정말 신난다”고 웃었다.

 

강연서가 다음 목표로 꼽은 것은 올림픽이다. 컴파운드 양궁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혼성 단체전이 열린다. 그는 “열심히 준비해서 성적을 잘 끌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연서에게 패한 박정윤은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정상에 도전했지만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혼성 단체전 은메달과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확보한 박정윤은 개인전에서는 바람에 대한 대응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스스로 바람에 약하다고 생각해서 조금만 불어도 소극적으로 임하게 되는데, 그게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쳐 단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시간을 돌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걸 아니까 앞으로의 경기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껴서 돌아가서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윤은 후배의 성장세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활을 쏜 지 얼마 안 됐는데 기량이 확 늘고 있다”며 “재능도 있지만 노력이 엄청난 친구라 옆에서 저도 많이 배운다”고 했다.

 

이어 “큰 무대에서는 긴장감이나 환경과 관계없이 자신에게 집중해야 하는데 오늘 그러지 못한 것 같다”면서 “다음 무대가 있다면 오늘을 잘 기억해서 나에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