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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값 내렸는데 치킨값 1월도 안 내려…李대통령 “점검” vs 업계 “닭값만 원가 아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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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 1㎏ 5308원에서 3308원으로, 치킨 대표 메뉴 2만3000원대
지난 7월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일원에서 열린 ‘2026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시원한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7월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일원에서 열린 ‘2026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시원한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 사진=뉴시스

치킨에 주로 쓰는 육계 값이 6개월 새 37.7% 폭락했지만 주요 브랜드 대표 메뉴 가격은 2만3000원에 묶여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치킨 값 등을) 점검해 보겠다”고 밝히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응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1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게시물을 계기로 치킨 가격 흐름을 들여다보는 작업이 시작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당장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아니며 우선 시장 상황을 짚어 보는 점검 단계”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지난달 30일 오후 SNS에 “치킨용 육계 가격이 6개월 새 37.7% 급락했지만 BBQ, 교촌 등 주요 치킨 브랜드 대표 메뉴 가격은 여전히 2만3000원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의 글은 단 두 시간 만에 조회수 24만회와 댓글 240여개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치킨은 서민이 즐겨 먹는 음식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다수를 차지했다.

 

한국육계협회 집계를 보면 치킨용으로 쓰이는 9∼10호 육계 가격은 올해 3월 1㎏당 5308원에서 지난달 15일 3308원으로 내려왔다. 6개월 사이 2000원이 빠졌고 하락률은 37.7%다.

 

내려온 길을 월별로 펴 보면 하락은 여름에 몰려 있다. 같은 통계에서 9∼10호 육계는 4월 평균 1㎏당 5172원, 8월 4263원을 거쳐 지난달 3300원대로 내려왔다. 37.7%는 봄 고점과 가을 시세를 맞세운 값이다.

 

◆ 업계 “닭값만 원가가 아니다” 반발

 

치킨업계는 “생닭 시세가 곧바로 판매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반박에 나섰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도계와 가공, 염지, 절단, 운송 등 여러 비용이 발생하고 계약에 따라 시세가 실제 매입단가에 반영되는 데도 시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치킨 가격은 생닭 외에도 다른 많은 원부자재 가격이 반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가가 오를 때는 값을 빠르게 올리거나 중량을 줄여 놓고, 내릴 때만 시차를 말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실제 값을 묶어 둔 채 양을 줄이는 방식은 이미 한 차례 도마에 올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치킨은 빵·라면 등과 달리 중량표시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꼼수 가격 인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정위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가 슈링크플레이션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단가가 낮아서 수급이 용이한 닭가슴살을 섞거나 정량의 중량을 축소해서 원재료 공급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 점검 예고보다 먼저 들어간 국세청

 

이러한 가운데 세무당국은 행동에 나섰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bhc를 상대로 비정기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고, 푸라닭도 국세청의 비정기 조사를 받고 있다.

 

물가 불안을 틈탄 탈세 혐의를 들여다보는 조사로, 국세청은 지난달 외식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41개 업체를 조사 대상에 올렸다.

 

◆ 치킨 가맹점이 내는 차액가맹금 4100만원

 

가맹점이 본사에 내는 돈도 함께 거론된다. 공정위가 지난 4월 내놓은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보면 2024년 기준 외식 업종 가맹점이 낸 평균 차액가맹금은 2600만원으로 전년 2300만원보다 13.0% 늘었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4.4%였다.

 

특히 세부 업종에서는 치킨이 가장 높았다. 치킨 가맹점의 연평균 차액가맹금은 4100만원으로 제과제빵 3000만원, 커피 2600만원, 피자 2400만원, 한식 2000만원을 앞섰다. 매출 대비 비율도 9.5%로 외식 업종 평균 4.4%의 두 배를 넘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공급하면서 붙이는 마진이다. 생닭 시세가 내려도 가맹점이 치르는 매입단가가 그만큼 내려간다는 보장이 없는 구간이 여기다.

 

◆ 같은 치킨도 어디서 시키느냐에 따라 값이 다르다

 

한편 소비자가 실제로 내는 값은 가격표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bhc와 BBQ, 교촌치킨, 푸라닭치킨 등 주요 브랜드는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달리 매기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이에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매장보다 비싼 값에 배달비가 따로 붙는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지역 교촌치킨 가맹점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서 허니콤보 가격을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매장 방문 포장과 브랜드 자체 앱 주문 가격은 그대로 뒀다. 같은 메뉴라도 주문 경로를 바꾸면 치르는 값이 달라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