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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촉진 조례까지 만든 中… 문해력은 ‘사회적 인프라’

AI시대, 국가 문해력 전략/박한진/한국출판연구소/2만2000원

 

중국은 독서를 개인의 취미나 문화생활에만 맡기지 않는다. 국가가 독서 촉진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예산과 행정체계를 통해 지속해서 관리한다. 2025년 12월 9일 리창 국무원 총리가 서명한 ‘국민독서촉진조례’가 2026년 2월 1일부터 시행된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다. 조례는 독서를 국민의 문화적 권리로 규정하고 국가의 책임을 명문화했다.

왜 중국은 독서를 국가 차원의 과제로 끌어올렸을까.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그 답을 인공지능(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에서 찾는다. 그는 독서와 문해력을 개인의 취미나 교육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독서가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책을 덜 읽는 문화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소통과 조직의 협업, 공공 토론의 질을 떨어뜨리는 ‘인지 인프라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한진/한국출판연구소/2만2000원
박한진/한국출판연구소/2만2000원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2025년 38.5%에 그쳤다. 성인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지난 1년간 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을 포함해 일반도서를 한 권도 읽거나 듣지 않은 셈이다. 저자는 이를 개인의 취향이나 선택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 인적자본과 경쟁력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 독서정책의 틀을 넘어선 국가 차원의 전략을 제안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중심의 독서 진흥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교육·노동·디지털·과학기술 정책을 연결하는 범정부 차원의 ‘문해력 국가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정책 방안도 제시한다. 현행 독서문화진흥법에 AI 시대의 문해력 개념을 반영하고 범정부 공동 성과체계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국가독서주간을 법정화하고 직장 독서를 고용정책과 연계하며, 생활권 독서 인프라의 최소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문해력·독서 진흥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독서·문해력·디지털 리터러시·AI 활용 역량을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묶자고 제안한다. 독서를 ‘좋은 문화생활’ 정도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문해력을 국가의 인지적 자본이자 사회적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