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86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장 기록을 새로 썼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이어 용산구까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중하위 가격대 지역의 상승률이 커지면서다. 고가 지역이 주춤한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키 맞추기’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6주 연속 올라 종전 최장 상승 기간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의 85주 기록을 넘어섰다. 이번 상승기 누적 상승률은 17.51%이다. 종전 최장 상승기였던 85주간 상승률은 7.71%로, 이번 상승폭은 그 두 배 이상이다.
다만 최근 오름세는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에서 5주 연속 줄어 이번 주 0.09%를 기록했다. 한 달여 만에 오름폭이 약 3분의 1로 줄었다. 상승폭을 끌어내린 곳은 강남권이다. 강남구는 이번 주 0.56% 하락해 전주(-0.42%)보다 낙폭이 커졌다. 서초구(-0.33%)와 송파구(-0.19%)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동남권 전체 아파트값은 0.26% 떨어졌다. 강남 11개구 전체로도 0.04%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강남구는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내렸고,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송파구는 방이·잠실동 위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조정 흐름은 한강벨트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용산구 아파트값은 전주 0.02% 상승에서 이번 주 0.01% 하락으로 돌아섰다. 4월 넷째 주 이후 22주 만의 하락 전환이다. 성동구도 0.12%에서 0.07%로 상승폭이 줄었다. 마포구만 0.06%에서 0.08%로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강남3구가 위축되고 있다”며 “이들 지역의 하락세가 서울 전체 가격 상승폭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가격 고점을 한참 전에 돌파한 강남권과 달리 뒤늦게 불이 붙은 서울 다른 지역에선 오름세가 이어졌다. 서대문구가 0.41%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동대문·성북구는 각각 0.36%, 노원구 0.34%, 강북구는 0.31%였다. 중랑·금천구도 각각 0.25% 올랐다. 올해 누적 상승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성북구가 14.87%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서대문구(12.40%), 강서구(11.98%), 구로구(11.76%)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86주 전체로 기간을 넓혔을 때는 성동구가 28.2%로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구(27.37%), 마포구(23.73%), 영등포구(22.22%) 등이 뒤를 이었다.
남 연구원은 “고금리에 따른 대출 부담과 중위지역의 가격 강세가 장기화하면서 차선을 선택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인접한 서울 외곽이나 경기 인기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라며 “역세권의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실수요 유입이 꾸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에서도 화성 동탄구(0.47%), 성남 중원구(0.39%), 수원 영통구(0.37%) 등 경기 남부 지역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경기 전체는 0.15% 올라 전주(0.23%)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전국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0.06% 상승했다. 경기는 0.15%, 인천은 0.02% 올랐고 지방은 보합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