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사설] 北 지뢰 도발이 ‘불의의 사고’라니 가당키나 한가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거수경례하는 이재명 대통령 (계룡=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6.10.1 hama@yna.co.kr/2026-10-01 10:53:42/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거수경례하는 이재명 대통령 (계룡=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6.10.1 hama@yna.co.kr/2026-10-01 10:53:42/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어제 이재명 대통령이 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 전 비무장지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신 장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도 했다. 이미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장병 3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임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북한의 책임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은 채 ‘불의의 사고’로 눙친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우리 군이 북한을 상대로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군 통수권자의 이런 인식은 ‘저자세’라는 비판과 함께 북한의 적반하장 태도만 부추길 뿐이다.

이 대통령은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도 했다. 북한이 이번 사태를 ‘한국의 자작극’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걸 모른단 말인가. 심지어 이를 빌미로 국경선에서 실사격하면 “즉시적이고 가차 없는 보복”을 하겠다고 위협까지 한다.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를 명분으로 군사분계선(MDL) 침범도 예사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8월 20여회, 지난달 30여회 등 월선 행태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모적인 정쟁이 아니라, 왜 이러한 불행한 일이 반복되는지 깊이 성찰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노골적인 정전협정 위반이 드러났는데도 ‘불행한 일’쯤으로 치부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도대체 피해자인 우리가 ‘깊이 성찰’할 게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낮추려면 무엇보다 우리 군이 촉구한 대로 이번 사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MDL 일대에 철책과 지뢰, 전술도로 등을 설치하는 국경선 요새화 활동부터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이번 폭발 사고도 북한군의 지뢰 매설을 확인하려다가 발생하지 않았나. 2015년 목함지뢰 사태 때처럼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는 것만이 궁극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는 지름길임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