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일 범여권 검찰개혁 강경파의 거센 반발에도 김지용(사진)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 후보자 임명 절차를 재개하기로 한 것은 여권 일각의 압박에 끌려가지 않고 인사와 검찰개혁의 주도권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대 목소리를 받아들여 추가 검증까지 진행했지만 기존 판단을 뒤집을 사유가 확인되지 않자 정치적 비토에 사실상의 거부권을 주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이 대통령도 “검찰개혁의 목표가 검찰에 대한 복수를 하자거나 검찰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선명성보다 실제 작동하는 개혁에 무게를 실었다.
김 후보자가 지난달 제청된 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와 범여권에서 검사 출신 초대 중수청장 기용에 반발하자 이 대통령은 추가 검증을 지시하고 청문 절차도 중단했다. 그러나 재검증에서도 기존 판단을 뒤집을 사유가 확인되지 않자 임명 절차를 다시 밟기로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이 공개 반대에 나선 상황에서 인사를 철회할 경우 대통령 인사권이 강경파 반발에 흔들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이날 김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친윤석열) 검사’ 논란과 윤석열 전 대통령 징계 문제,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채널A 사건 등 여권 강경파가 제기한 쟁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윤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사건 재기수사를 지시한 뒤 윤석열정부 첫 인사에서 지방으로 이동한 점 등을 근거로 ‘친윤 검사’ 주장을 반박했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이제 국정 혼란을 야기하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나아가야 할 구체적 과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 대통령도 엑스(X)에 “중요 수사기구 책임자에 수사전문가인 전직 검사를 검사 출신이란 이유로 쓰지 말라고 하면 이것은 중수청을 망치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검사 출신인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과 임은정 검사장, 민주당 이성윤 의원을 거론하며 “그분들은 어찌 되겠나”라고 반문한 뒤 “국정이든 검찰개혁이든 개인적 감정이나 은원을 해결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엄호에 가세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에서 여권 일각의 ‘친윤 검사’ 비판을 두고 “댓글을 보면 민망한 경우까지 있다”고 했다.
여권 강경파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추 지사는 앞서 김 후보자를 ‘추천받아 찾아간 맛집’에 빗대 “막상 들여다보니 위생은 엉망”이라고 비판했고, 김용민 의원도 “광복 이후 반민특위를 만들었는데 친일파를 위원장으로 임명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향후 임명 절차 자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민 의원과 서영교 위원장 등 인선에 부정적인 의원들이 포진한 법제사법위원회가 아니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청문회가 치러지는 만큼 후속 절차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