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韓투자 알래스카 선거 활용… 트럼프 “일자리 1.2만개” 후보 띄우기 [美 ‘LNG 프로젝트’ 일방발표]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중간선거 앞두고 지원사격

이란전쟁 후 연료 비용 치솟아
공화당 지지율 떨어진 격전지
3선 도전 설리번 의원 치켜세워
한국측 인사는 한명도 참석 안 해

규모만 합의 원전, 장소까지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투자 2000억달러(약 271조원)를 발표하면서 한국과 합의가 끝나지 않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11월3일 중간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댄 설리번 알래스카 상원의원도 함께했다. 국가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을 중간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알래스카 후보 손잡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공화당 댄 설리번 알래스카 상원의원(왼쪽 세 번째)과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합의되지 않은 알래스카 LNG 개발 투자를 일방 발표했는데, 중간선거 경합지인 알래스카 수성을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워싱턴=EPA연합뉴스
알래스카 후보 손잡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공화당 댄 설리번 알래스카 상원의원(왼쪽 세 번째)과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합의되지 않은 알래스카 LNG 개발 투자를 일방 발표했는데, 중간선거 경합지인 알래스카 수성을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대미 투자 알래스카 선거에 활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발표를 하면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각료들 외에도 설리번 의원,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 알래스카 LNG 사업을 주도하는 글렌파른 그룹의 브렌던 듀발 최고경영자(CEO)를 자신의 뒤에 세웠다.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지만 한국 인사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공화당 우세 주인 알래스카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연료비 상승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격전지로 분류되고 있다. 표심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을 건설함으로써 우리는 하루에 거의 40억세제곱피트(1억1300만㎥)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즉시 최대 1만2000개의 건설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0개의 운영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알래스카 가구의 에너지 비용을 연간 최대 1500달러까지 절약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업은 내가 설리번과 함께 일하며 성사시킨 것”이라고 치켜세웠고, 설리번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 내용은 상무부 팩트시트에 적히지 않은 점도 선거용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팩트시트에는 LNG 프로젝트가 ‘상업적 합리성’ 요건과 양국의 관련 국내 법적 요건이 충족될 경우를 조건으로 착수한다고 돼 있다. 또 한국 기업과 공급업체의 참여를 우호적으로 지원하고, 이 프로젝트로 생산되는 알래스카 LNG에 대해 한국이 ‘경제성이 확보되는 가격’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에서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기에 러트닉 장관은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건설에 3년이 걸릴 것이라며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즉시 착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3년 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다. 그는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지정학적 의미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을 러시아 등 경쟁국에 대한 동맹국의 에너지 의존을 줄이는 수단으로 명시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메리 펠톨라 민주당 후보의 추격으로 고전하고 있는 설리번 의원은 연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원전 건설도 합의보다 더 나간 발표

 

텍사스주 엔시널 가스복합발전 시설 건설에 대한 미국 측 발표는 대체로 한국 정부의 발표와 동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지금까지 건설된 것 가운데 최대 규모에 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 팩트시트에 기술된 투자 규모는 223억달러다.

 

1200억달러 규모 대형원전 8기 건설은 한·미 간 전체 규모만 정해졌을 뿐 개별 프로젝트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러트닉 장관은 이날 오하이오,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를 원전이 들어설 지역으로 언급했다. 역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팩트시트에도 지역은 담기지 않았다. 팩트시트는 “부지, 일정 및 상업적 조건이 확정되는 대로 개별 프로젝트를 각각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