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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천문학적 비용… 美 업계도 ‘알래스카’ 상업성 회의론 [美 ‘LNG 프로젝트’ 일방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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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대 뇌관 된 ‘LNG 투자’

가스관 길이만 1300㎞에 달해
LNG 사업비 최대 74조원 추산
“투자금 회수 위험” 美 업체도 철수

러트닉 거론 원전부지 검토 필요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미정

2000억달러 규모로 설정된 한국의 대미투자 사업 최대 뇌관은 예상대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프로젝트 노스)였다. 미국 측은 한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반면 우리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을 면밀히 따져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용 치적을 위해 일방적인 발표를 한 데 대해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미국 측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을 정도다. 170조원 이상이 투자되는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을 놓고도 양측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알래스카 LNG 놓고 부딪힌 양국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미국과 한국은 알래스카 프로젝트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다는 점에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이 투자하기로 못 박은 것에 선을 그었다.

 

한국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을 강조하는 건 그만큼 사업 불확실성이 뚜렷해서다.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1300㎞가량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항구의 LNG 터미널까지 이동시킨 뒤 미국 및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의 투자를 압박할 만큼 추진 의지가 강한 사업이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막대한 건설비용과 가격 경쟁력 등을 이유로 상업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알래스카의 혹한과 얼어붙은 땅 때문에 공사 여건이 열악한 데다 막대한 길이의 가스관과 액화시설도 건설해야 해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엑손모빌을 비롯한 굴지의 미국 에너지기업들도 뛰어들었다가 위험 부담 등을 이유로 철수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섣불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하지 않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세부협상을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미루는 등 신중한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은 통화에서 “문서상의 약속이나 송금과 같은 건 최대한 중간선거 뒤로 미루고 지금은 ‘로키’ 전략을 써야 한다”면서 “중간선거 이후에는 협상의 간격이 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기보 숭실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세밀한 투자 협의가 안 됐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희망사항이 담긴 내용”이라고 말했다.

◆원전 투자는 어떻게?

 

미국 내 원전 투자의 향방도 관심사다. 8기 원전은 한국형 APR1400 2기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로 구성된다.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미국에 건설될 경우 미국 내에 최초로 해외 원자로가 지어진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타협 협정(SA)도 대미투자에 한해 APR1400의 미국 내 건설이 가능하도록 개정된다.

 

관건은 원전을 어디에 건설하느냐다. 높은 인건비와 자재비 등 미국 내 원전 건설비용이 상당한 만큼 부지 선정이나 건설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러트닉 장관이 원전 부지들을 거론했지만 김 장관은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암반 존재 여부, 용수 등의 필요성을 따져봐야 한다. 원전업계에서는 원전 건설의 까다로움을 감안할 때 예비비 책정 등 추후 협상을 제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양국은 원전 2기당 예비비 50억달러, 총 200억달러의 예비비를 책정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미래에너지융합학과)는 “원전은 공기가 늦어지게 되면 굉장히 문제가 커진다. 이때 손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잘 정해야 한다”며 “미국 내 기업에게 부품을 조달받아야 했는데 능력이 안 돼서 (공기 내 납품이 안 될 경우) 귀책사유가 우리한테 와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최성민 한국원자력학회 회장도 “사업환경이 우리나라와 많이 달라 위험 부담이 상당할 텐데 미국과 어떻게 분담할지 확실하게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측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미정이다. 미국 상무부 팩트시트는 “상당 규모 소수 지분 투자에 참여할 한국 기업과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확정한다”고만 밝힌 상태다.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확정된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 사업의 경우, 정부는 ‘톨링(Tolling) 방식 전력공급계약(PPA)’을 수익구조로 채택했다. 발전에 따른 변동비는 전력 수요자가 부담하고 발전소는 설비용량 기준 고정요금을 받는 방식이다. 연료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면서 장기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구조다. 정부는 향후 20년간 최소 430억달러에서 최대 45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는데 PPA를 아직도 체결하지 못한 것이 수익성 확보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