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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 첫날 경찰은 부담·초조…"폭풍 직전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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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고 한 적 없는데 권력 제일 크다고…어안이 벙벙"
검찰 손뗀 사건 등 '업무폭탄' 우려해 중수청 이직 고민도

2일 검찰청 폐지로 대부분 수사 업무를 맡게 된 첫날 경찰에서는 부담감이 크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밀려올 후폭풍에 초조함마저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전국 경찰 지휘관들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영상을 보고 있다. 2026.10.1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전국 경찰 지휘관들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영상을 보고 있다. 2026.10.1 jieunlee@yna.co.kr

일부 경찰 수사관은 검찰이 담당하던 사건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업무 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대범죄수사청으로의 이직을 고려한다는 말도 내놨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검찰청이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문을 열었다.

공소청이 기존에 검찰이 갖고 있던 수사권과 기소권 중 기소권만 쥐게 되면서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 수사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보완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게 됐다. 부패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만 중대범죄수사청이 맡는다.

경찰이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짊어지는 상황이 되자 일부 경찰은 부담감을 표현했다.

시도청 경정급 경찰관은 "역사적인 날인 만큼 폭풍이 몰려오기 직전의 분위기"라며 "며칠 겪어봐야 변화를 알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한 경감급 경찰관은 "우리가 검사보다 수사 능력이 부족한데 검사가 하던 수사를 맡겨버렸다"며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덜컥 줘버리고 우리가 권력이 제일 크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선 경찰서 고참급 수사관들은 책임과 부담이 커지다 보니 수사를 안 하려고 한다"며 "인력 구성도 고참은 점점 줄고 신임이 많아지고 있어 걱정이 많다"고 했다.

한 총경급 경찰관은 "앞으로 공소청에서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는 만큼 보고서 등 서류를 꼼꼼히 볼 텐데, 서류 작성 경험이 적은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은 당분간 삐걱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경찰관은 "일선 수사관 중에서 (검사가 넘긴 사건) 수사 폭탄 맞을 바에 중수청에서 경력직을 채용하면 거기로 도망갈까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은 "중수청에선 계급정년 걱정 없이 마음껏 수사만 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는 만큼 수사가 적성에 맞는 경위·경감급 중 다수가 이직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찰이 해결하지 못한 자체 미제 사건은 작년 기준 약 463만건에 달하는데, 검찰의 미제사건 약 16만건 중 상당수가 경찰에 이첩되면 수사관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일 출범한 서울 서초구 공소청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10.2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일 출범한 서울 서초구 공소청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10.2 cityboy@yna.co.kr

여기에 지난 8월 기준 검찰의 요구에 따라 경찰이 진행 중인 보완수사 사건도 2만1천21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은 우선 검사의 보완수사·재수사 요구 사건을 전담 관리하기 위해 전국 시도청에 수사협력계를 신설하고 경정 이하 경찰관 144명을 배치했다.

아울러 추후 단행될 인사에서 총경급 경찰관을 전국 시도청에 1명씩 추가 배치해 기존의 수사심의계와 수사협력계를 총괄할 수사심의과 과장으로 둘 계획이다.

이날 개최된 서울경찰청 수사지휘부 회의에서도 참석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돌았다.

정장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한 경찰 간부들은 굳은 표정으로 서로 조용히 인사를 나누거나 삼삼오오 모여 "맨날 고생만 한다", "죽겠다"는 등의 대화를 나눴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첫날인 2일 대구 남구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에서 직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0.2 psik@yna.co.kr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첫날인 2일 대구 남구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에서 직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0.2 psik@yna.co.kr

반면 비교적 수사 경험이 많은 수사관으로 구성된 시도청 광역수사단에선 큰 동요가 없는 분위기다.

수도권 광역수사단 수사대장은 "검찰청이든 공소청이든 같이 일하던 사람인 것은 변함이 없는 만큼, 이전처럼 검사와 미리 논의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경정급 수사관도 "일단 평소대로 맡은 수사를 열심히 할 뿐 당장 달라지는 상황은 없다"고 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이날 중수청 개청식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경찰 수사 전반을 중첩적으로 꼼꼼하게 점검해 왔다"며 "경찰에 맡기기를 참 잘했다는 말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